“어려운 책임에 잠 못 이뤘다”…“좋은 통화정책 수립”

앞으로 4년 동안 물가와 금융안정을 책임질 한국은행의 새 금융통화위원 4명이 21일 취임식을 하고 업무를 시작했다.

내부적으로는 경기침체 장기화를 극복하고 대외적으로는 미국 금리 인상과 신흥국 경기 부진에 따른 불안감에 대응할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는 새 금통위원들은 무거운 책임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일형·조동철·고승범·신인석 등 4명의 신임 금통위원은 이날 오전 한국은행 본관 15층 회의실에서 취임식을 가졌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4명의 새 위원에게 임명장을 전달한 뒤 “대내외적으로 어렵고 한국은행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어느 때보다 높아진 시기에 지혜와 역량을 갖춘 새 위원들을 맞게 돼 기쁘다”면서 “새 금통위원들이 어려운 과제들을 잘 풀어나가도록 힘써달라”고 말했다.

이일형 위원은 인사말에서 “한은이 가장 어려운 시기에 내가 이 어려운 일을 맡게 됐나 생각하기도 했다”면서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조동철 위원은 “친(親)정부 비둘기로 알려진 조동철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지금은 나이가 들고 체중도 불어 잘 날지 못한다”고 조크를 던지기도 했다.

조 위원은 이어 “여러 가지 어려운 과제를 생각하니 며칠간 잠자기가 힘들었다”면서 “밖에서 보는 것과 안에서 하는 것은 다를 것이므로 한은의 위상을 높이는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고승범 위원은 “지난 31년 공직생활을 하는 동안 항상 한은이 업무 파트너였다”면서 “어려운 시기에 좋은 통화정책을 수립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신인석 위원은 “자본시장을 거쳐 처음 경제학을 공부할 때 시작했던 통화정책으로 돌아와 고향에 돌아온 느낌”이라면서 “훌륭한 분들이 많아 행운으로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취임식에 앞서 한은 노동조합은 한은 정문 앞에서 애드벌룬을 띄워 낙하산 인사에 반대하는 퍼포먼스를 벌였고 “신임 위원들이 자신들을 중앙은행으로 인도해준 낙하산 줄을 끊고 진정한 중앙은행 금융통화위원으로 거듭나길 바란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