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언론 노동당 지시문 공개…일각 “제재 동참에 반발 흘린 듯”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에 찬성한 중국에 핵무기로 맞서자는 내용이 북한 노동당 내부 문서에 적시됐다고 일본 지지통신과 산케이신문이 28일 보도했다.지시문에는 “모든 당원들과 근로자들은 사회주의를 배신한 중국의 압박 책동을 핵폭풍의 위력으로 단호히 짓부숴 버리자”는 제목이 붙었다.
지시문은 또 “중국이 유엔 제재의 미명 아래 패권적 지위가 흔들리지 않게끔 하려고 우리에 대한 제재에 진심으로 찬동하고 있다”며 중국의 대북 제재 동참을 “대조선(북한) 적대시 정책”으로 규정했다. 더불어 ‘중국에 털끝만큼의 환상도 갖지 말라’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유훈’을 거론하며 “중국과 동등하게 대응해 우리를 깔보는 태도를 바꾸게끔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내용도 적시됐다.
이어 “더 가혹한 시련이 다가와도 한마음으로 김정은 원수님의 주위에 단결해 주체 혁명의 종국적 승리를 향해 강하게 싸우자”고 호소하는 내용도 적혀 있다.
도쿄의 한 대북 전문가는 “시진핑 정부를 핵으로 위협하고 비판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고 또 다른 전문가는 “북한이 지시문을 보냈다고 믿기가 쉽지 않지만 중국에 대해 불쾌감을 표시하기 위해 언론에 분위기를 흘리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지시문이 손으로 쓴 것이란 점에서 의구심을 표시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2016-03-29 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