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장 아들이 컨설턴트 된 사연

추장 아들이 컨설턴트 된 사연

입력 2013-10-12 00:00
업데이트 2013-10-12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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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왜 신발 대신 휴대전화를 선택했는가/여한구 지음/알마/316쪽/1만 6500원

‘나머지 국가’라는 말이 있다. 인도 출신의 저명한 미국 칼럼니스트인 파리드 자카리아가 ‘미국 이후의 세계’라는 저술에서 ‘나머지 국가들의 부상’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하면서 널리 알려졌다. 다분히 서구 중심적인 시각에서 명명된 이 용어는 이제는 점점 옛말이 돼 가고 있다. 수십 년 전까지만 해도 가난과 부패 그리고 전쟁의 악순환에 빠져 있던 ‘나머지 국가’들이 지금은 당당히 세계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희망이 보이지 않았던 ‘나머지 국가’들이 경제 성장의 길로 들어서고 있는 것이다. 한 예로 지난 5월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은 오랜 내전을 종식하고 평화협정에 합의했다. 이를 계기로 유엔과 세계은행에서는 대규모 지원 방안을 발표했고 콩고는 경제성장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신간 ‘그들은 왜 신발 대신 휴대전화를 선택했는가’는 희망이 보이지 않았던 ‘나머지 국가’들이 어떻게 경제성장의 길로 들어서게 됐는지, 또 그 발단은 무엇이었는지 등을 다루고 있다. 개발도상국 현장의 다양한 사례를 통해 변화하고 있는 세상을 상세히 들여다본다. 아프리카 추장의 아들로 태어나 미국 땅을 밟은 지 7년 만에 개도국 출신의 엘리트라면 누구나 선망하는 세계은행 컨설턴트가 된 사람의 이야기 등은 충분히 흥미를 끌고도 남는다. 이렇듯 신발은 없어도 휴대전화는 가져야 하는 아프리카 젊은이들, 세계 곳곳에서 글로벌화를 이끄는 디아스포라,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세상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사회적 기업의 이야기 등을 자세히 언급한다. 아울러 경제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세계 속에서 점점 영향력을 확대해 가는 한국의 모습도 그렸다. 2010년부터 세계은행 선임투자정책관으로 일하고 있는 저자는 개도국 거리의 굶주린 사람들에서부터 엘리트로 구성된 최상위 계층에 이르기까지 두루 접촉하면서 느꼈던 수많은 생각들을 이동하는 차에서, 비행기에서 틈틈이 메모해 두었다가 책으로 펴냈다. 국제개발 현장을 경험하고 싶은 이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될 만하다.

김문 선임기자 km@seoul.co.kr



2013-10-1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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