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도 서울도 홀린 ‘일무’…진정한 K팝 댄스가 여기 있었네

뉴욕도 서울도 홀린 ‘일무’…진정한 K팝 댄스가 여기 있었네

류재민 기자
류재민 기자
입력 2024-05-20 05:00
수정 2024-05-2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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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문화회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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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K팝이 인기고 K팝 댄스를 커버하는 젊은이들이 넘쳐나는 요즘, 전 세계인이 반할 진정한 K팝 댄스 ‘일무’가 미국 뉴욕에 이어 서울까지 사로잡았다. 그저 습관적으로 붙이는 K가 아니라 진짜 우리 고유의 문화 콘텐츠에 붙이는 K라는 점에서 그 가치가 남달랐다.

지난해 뉴욕 공연을 성황리에 마친 서울시무용단 ‘일무’가 16~19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서울 관객까지 홀리며 이번에도 성황리에 마쳤다. ‘일무’는 국가무형문화재이자 유네스코 세계인류무형유산인 ‘종묘제례악’의 의식무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작품. 2022년 초연 이후 지난해 서울 재공연과 뉴욕 공연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 무대다. 이번에 돌아온 ‘일무’는 미국 공연예술의 심장 ‘뉴욕 링컨센터’에서 선보였던 버전으로 기존 10인무였던 죽무가 3인무로 수정됐고 한국적 감성이 더욱 강화됐다.

공연은 조선 역대 임금의 문덕을 칭송한 음악 ‘보태평’에 맞춰 추는 문관의 춤 ‘전폐희문지무’로 시작한다. ‘일무’의 구조는 이해하기 쉽게 간결한데 원래 춤으로 전통을, 응용한 춤으로 현대를 나란히 선보이는 식이다. 1막 ‘일무연구’에서는 ‘전폐희문지무’에 이어 ‘전폐희문 응용’, ‘정대업지무’에 이어 ‘정대업 응용’을 선보이면서 보이그룹의 칼군무 버금가는 힘과 절도를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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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문화회관 제공
세종문화회관 제공
2막 ‘궁중무연구’는 우리의 선(線)이 찬란히 빛나는 무대였다. 우리나라는 조상 대대로 직선보다는 곡선의 미학을 살려왔는데 한복과 우리 춤이 지닌 곡선적인 아름다움이 무대 위 여성 무용수들을 통해 화려하게 구현됐다. 2막은 순조의 아들인 효명세자가 어머니 순원왕후의 생신을 기념해 만들었다는 ‘춘앵무’와 ‘춘앵무 응용’으로 이뤄졌는데 창연한 빛깔과 한없이 빠져들게 되는 군무가 마치 화려하게 핀 꽃처럼 공연을 보는 내내 시선을 끌었다.

3막의 ‘죽무’를 통해 에너지를 응축한 ‘일무’는 4막 ‘신일무’에 이르러 그 에너지를 제대로 폭발시켰다. 앞서 남녀의 구별을 두었다가 4막에는 한데 어우러지게 하면서 온갖 경이로운 기운들을 뿜어냈다. ‘일무’는 4막 구조로 된 춤의 서사를 통해 전통이 그저 고루하지 않도록 현대적인 감각으로 장엄한 무대를 만들어냄으로써 전통의 참신한 현대화란 무엇이고, 우리의 아름다움이 어떻게 동시대의 보편적인 미학으로 극대화할 수 있는지를 제대로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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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중동(靜中動)의 진수를 품은 무용수들의 동작도 동작이지만 궁중 음악인 ‘정악’을 요즘 들어도 매력적인 음악으로 재구성해 귀를 사로잡고 형형색색의 화려한 의상으로 눈을 사로잡은 것도 빼놓으면 섭섭해할 매력 요소였다. 전통무용이지만 동시에 현대무용이라는 점에서 뉴욕뿐만 아니라 이 시대 세계 어느 곳에서도 통할 수 있으리란 기대를 품게 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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