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답게 행복하자! 고대 부족이 전하는 유쾌한 위로

나답게 행복하자! 고대 부족이 전하는 유쾌한 위로

류재민 기자
류재민 기자
입력 2024-04-26 20:04
수정 2024-04-26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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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뮤지컬단의 신작 뮤지컬 ‘더 트라이브’(THE TRIBE) 출연진이 19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언론시연회를 하고 있다. 2024.4.19 뉴시스
서울시뮤지컬단의 신작 뮤지컬 ‘더 트라이브’(THE TRIBE) 출연진이 19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언론시연회를 하고 있다. 2024.4.19 뉴시스
기분이 별로인데 “좋은 아침입니다”라는 인사를 들을 땐 뭐라고 답해줘야 할까. 마음에 들지 않는 상대가 호의를 베풀어줄 때 100% 진심으로 “감사합니다”라고 말할 수 있을까. 자동응답기처럼 습관적으로 튀어나오는 말을 가만히 되돌아보면 그게 진짜 내 감정이 맞는지 문득 궁금해지곤 한다.

피노키오는 거짓말을 하면 코가 길어졌는데 조셉과 끌로이는 거짓말을 하면 고대 부족들이 나타나 춤을 춘다. 나도 모르게 “감사하”까지 말했다가 화들짝 놀라 “감사하진 않지만”이라고 솔직하게 말해야 사태가 진정된다. 조셉과 끌로이의 저주 아닌 저주를 보고 웃다 보면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 돌아보게 된다.

서울시뮤지컬단의 신작 뮤지컬 ‘더 트라이브’(THE TRIBE)는 박물관 유물과 고대 부족이라는 독특한 소재로 신선한 서사를 펼쳐내는 작품이다.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막을 올렸고 5월 5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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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뮤지컬단의 뮤지컬 ‘더 트라이브’에 등장하는 고대 유물. 2024.4.19 뉴시스
서울시뮤지컬단의 뮤지컬 ‘더 트라이브’에 등장하는 고대 유물. 2024.4.19 뉴시스
작품의 배경이 되는 장소는 원시시대 유물이 가득한 프랑스 케 브랑리 박물관이다. 비서구권 지역의 민속 문화 유물을 소장하고 전시하는 이곳에서 조셉은 유물복원가로 일한다. 그러던 어느 날 조셉은 내키지 않는 소개팅에서 시나리오 작가 끌로이를 만난다.

발랄한 성격의 끌로이는 박물관 이곳저곳을 둘러보다 그만 전시된 유물을 깨뜨린다. 이로 인해 조셉과 끌로이는 거짓말을 할 때마다 고대 부족이 나타나 비트에 맞춰 춤을 추는 신기한 일을 겪게 된다. 가볍게 내뱉는 인사말이라도 거짓이 담겨 있다면 가차 없이 고대 부족이 나타나는 탓에 조셉과 끌로이는 여간 난처한 게 아니다.

‘더 트라이브’는 평범한 일상에서 좌충우돌하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재미나게 풀어낸다. 거짓말을 할 수 없어 점점 일이 꼬이는 두 사람의 삶을 구원하는 것은 결국 솔직함이다. 엄마의 성화에 못 밀려 소개팅에 나갔다가 결혼까지 할 처지에 놓인 조셉이 실은 자신이 게이였음을 밝히고, 자기가 쓰고 싶은 시나리오에 이리저리 간섭하는 제작 프로듀서 때문에 투자받는 데 실패한 끌로이는 제작 프로듀서를 들이받는다. 사회적 가면을 벗어내고 솔직함을 드러내고서야 이들에게 진짜 행복이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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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뮤지컬단의 신작 뮤지컬 ‘더 트라이브’(THE TRIBE) 출연진이 19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언론시연회를 하고 있다. 2024.4.19 뉴시스
서울시뮤지컬단의 신작 뮤지컬 ‘더 트라이브’(THE TRIBE) 출연진이 19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언론시연회를 하고 있다. 2024.4.19 뉴시스
김덕희 서울시뮤지컬단 단장이 “밝고 행복하고 관객들이 기분 좋게 관람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소개한 대로 시종일관 즐겁게 볼 수 있는 작품이다. 한국 뮤지컬에서는 보기 드문 박물관 유물과 고대 부족을 소재 삼아 일상적 삶의 보편성을 잘 담아냈다. 또한 밝은 분위기에 맞게 사랑스러운 넘버들과 주인공 이외의 배우들이 여러 역할을 맡으며 감칠맛 나는 연기를 선보이는 것도 대단히 매력적이다. 특히 고대 부족의 화려한 의상과 춤, 독특한 음악은 쉽게 잊혀지지 않는 잔상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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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완성된 결말을 내는 해피엔딩은 아니지만 두 사람의 모습은 나의 행복은 나에게 달려있으며 나를 위해 내가 행복해질 필요가 있음을 새삼 깨닫게 한다. ‘나답게’라는 말은 뻔하지만 ‘더 트라이브’는 스스로에게 솔직해져야 행복할 수 있다는 걸 일깨우면서 관객들에게 ‘나답게 살아갈 용기’를 명랑하게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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