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발레단 ‘라 바야데르’ 다음달 2일까지
120여명 무용수·의상 200여벌 화려한 무대
3막 ‘망령의 왕국’ 군무가 선사하는 황홀함
국립발레단 ‘라 바야데르’에서 솔로르와 감자티 공주의 약혼식이 열리는 2막의 한 장면.
국립발레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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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발레단이 5년 만에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선보이는 전막 발레 ‘라 바야데르’는 이야기로만 보면 막장 드라마에 가깝다. 이토록 치명적인 사랑과 욕망, 그리고 죽음이 얽히고설킨 드라마를 120여명의 무용수가 200여벌의 의상을 입고 화려한 블록버스터로 꾸며 낸다.
프랑스어로 ‘인도의 무희’를 뜻하는 ‘라 바야데르’는 고대 인도를 배경으로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무대에서 3막에 걸쳐 쉴 새 없는 춤의 향연이 이어진다. 무려 160분이나 되는 공연이지만 환상적인 무대에 좀처럼 눈을 뗄 수 없다.
‘라 바야데르’ 2막에서 니키아가 독무를 추는 장면.
국립발레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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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르와 감자티의 약혼식이 펼쳐지는 2막에선 다채로운 볼거리가 가득하다. 황금신상부터 무희들의 앵무새춤, 전사들의 북춤, 물동이춤, 부채춤 등 형형색색의 디베르티스망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사랑을 빼앗긴 니키아의 독무는 그의 옷 색깔처럼 피를 흘리듯 처절하다.
국립발레단 ‘라 바야데르’ 가운데 3막에서 펼쳐지는 ‘망령의 왕국’에선 32명 무용수가 아라베스크를 비롯한 동작들을 완벽하게 한 호흡으로 선보여 환상적인 무대를 만든다.
국립발레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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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를 배경으로 한 작품답게 무용수들의 의상도 볼만하다. 특히 다른 작품들과 달리 발레리나들은 배가 노출되는 의상을 입는다. 섬세한 춤선 아래 단단하게 새겨진 복근이 드러나면서 그 노력의 시간들을 가늠케 한다. 공연은 다음달 2일까지 이어진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