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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인권운동 기억한 그래미…비백인·여성이 휩쓸었다

흑인 인권운동 기억한 그래미…비백인·여성이 휩쓸었다

김지예 기자
김지예 기자
입력 2021-03-15 15:55
업데이트 2021-03-15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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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노래’에 BLM 주제로 한 곡 선정
비욘세, 28번째 그래미…여성 뮤지션 최다
테일러 스위프트는 세번째 ‘올해의 앨범’
4대 본상 모두 여성 아티스트가 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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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63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싱글 ‘블랙 퍼레이드’로 ‘베스트 R&B 퍼포먼스’를 받은 ‘팝의 여왕’ 비욘세(왼쪽)과 신인상을 받은 래퍼 메건 더 스탤리언. 두 사람이 함께 부른 ‘새비지’로 ‘베스트 랩 퍼포먼스’를 수상한 뒤 활짝 웃고 있다. AP Photo/Chris Pizzello
14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63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싱글 ‘블랙 퍼레이드’로 ‘베스트 R&B 퍼포먼스’를 받은 ‘팝의 여왕’ 비욘세(왼쪽)과 신인상을 받은 래퍼 메건 더 스탤리언. 두 사람이 함께 부른 ‘새비지’로 ‘베스트 랩 퍼포먼스’를 수상한 뒤 활짝 웃고 있다. AP Photo/Chris Pizzello
‘화이트 그래미’로 불리며 백인 편향적이라는 비판을 받아 온 그래미 어워즈가 올해는 비백인 및 여성 뮤지션들에게 대거 트로피를 안기며 변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4대 본상의 하나인 ‘올해의 노래’는 지난해 미국 전역으로 퍼졌던 인권 운동인 ‘BLM’(Black Lives Matter·흑인 목숨도 소중하다)을 주제로 한 싱어송라이터 허(H.E.R.)의 ‘아이 캔트 브리드’(I Can‘t Breathe)가 선정됐다. 유력한 수상 후보로 점쳐졌던 테일러 스위프트의 ‘카디건’, 두아 리파의 ‘돈트 스타트 나우’, 비욘세의 ‘블랙 퍼레이드’, 빌리 아일리시의 ‘에브리싱 아이 원티드’, 포스트 말론의 ‘서클스’ 등을 제쳤다.

이 곡의 제목은 지난해 백인 경찰에게 목이 눌려 목숨을 잃은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했던 말이자 ‘BLM’ 운동의 슬로건이기도 한 문구에서 따왔다.

허는 수상 소감에서 “저의 두려움이 이렇게 변화와 영향을 가져올지 몰랐다. 이것이 내가 음악을 하는 이유”라며 “우리는 우리가 보고 싶어하는 변화다. 2020년 여름 동안 우리가 싸웠던 그 에너지를 지키자”며 다시 한번 연대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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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인권운동의 메시지를 담은 ‘아이 캔트 브리드’(I Can’t Breathe)로 ‘올해의 노래’를 수상한 싱어송라이터 허(H.E.R). AP 연합뉴스
흑인 인권운동의 메시지를 담은 ‘아이 캔트 브리드’(I Can’t Breathe)로 ‘올해의 노래’를 수상한 싱어송라이터 허(H.E.R). AP 연합뉴스
신인상 역시 흑인 여성 래퍼인 메건 더 스탤리언에게 돌아갔다.그는 지난해 ‘새비지’, ‘WAP’ 등 히트곡을 발표하며 유력한 신인상 후보로 꼽혀왔다. 비욘세는 싱글 ‘블랙 퍼레이드’로 ‘베스트 R&B 퍼포먼스’를, 스탤리언과 함께 부른 ‘새비지’로 ‘베스트 랩 퍼포먼스’를 각각 수상하며 28번째 그래미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역대 여성 아티스트 가운데 최다 기록이다.

‘블랙 퍼레이드’는 흑인 문화와 흑인 행동주의를 기린 곡으로, 미국 텍사스주 노예해방 기념일인 지난해 6월 19일 발매돼 당시 ‘BLM’ 운동에 힘을 더했다. 비욘세는 “아티스트로서 나의 역할은 시대를 반영하는 것이라 생각하지만 너무 어려운 시대였다”고 회고했다.

그래미의 꽃인 아티스트 퍼포먼스에서도 ‘BLM’이라는 메시지가 뚜렷했다. 래퍼 릴 베이비는 BLM 시위 기간 발표한 노래인 ‘더 비거 픽처’ 무대에서 흑인이 백인 경찰에게 폭력적으로 제압당하는 장면을 재연했다. 분노에 찬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경찰과 대치하고, 활동가 타미카 말로리가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정의와 평등을 요구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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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팬데믹 격리 기간에 만든 앨범 ‘포크로어’(Folklore)로 ‘올해의 앨범’을 차지한 테일러 스위프트. AP 연합뉴스
지난해 팬데믹 격리 기간에 만든 앨범 ‘포크로어’(Folklore)로 ‘올해의 앨범’을 차지한 테일러 스위프트.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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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올해의 레코드’를 받은 빌리 아일리시. AP 연합뉴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올해의 레코드’를 받은 빌리 아일리시. AP 연합뉴스
‘올해의 앨범’은 ‘포크로어’를 발표한 테일러 스위프트가 가져갔다. 그가 이 부문 상을 받는 것은 2010년, 2016년에 이어 세번째로 여성 가수 최다 기록이다. ‘올해의 레코드’는 빌리 아일리시의 ‘에브리싱 아이 원티드’가 꼽혔다. 지난해 4관왕에 올랐던 아일리시는 이 부문에서 2년 연속 수상자로 호명됐다. 이로써 이번 그래미 시상식에서는 본상 4개 부문을 모두 여성 아티스트가 휩쓸었다.

코로나19로 시상식 풍경도 달라졌다. 관객은 없었지만 야외 시상식을 후보에 오른 스타들이 채웠고, 퍼포먼스는 각 팀이 분리된 세트에서 펼쳤다. 방탄소년단을 비롯해 테일러 스위프트, 두아 리파, 빌리 아일리시, 해리 스타일스, 블랙 푸마스, 카디 비, 포스트 말론 등 약 22팀이 퍼포머 라인업에 이름을 올려 풍성하고 개성있는 공연을 펼쳤다. 코로나19로 문을 닫은 공연장 관계자들이 직접 등장해 주요 부문을 시상하며 연대의 의미를 더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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