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다인 작가, 회화로 풀어낸 헌법과 권력
-법대생 작가의 새로운 시도에 미술계 주목
오는 22일부터 5월1일까지 서울 인사동 코드에서 열리는 박다인 작가의 ‘소금의 기도’ 전시 포스터
박다인 작가는 오는 22일부터 5월1일까지 서울 인사동 코드에서 헌법과 권력, 그리고 집단적 트라우마를 주제로 한 작품 ‘소금의 기도’를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2024년 12월 계엄령 사태 이후 남겨진 사회적 상흔을 예술적으로 성찰하는 작업으로, 회화와 퍼포먼스를 통해 ‘법의 정신’을 다시 묻는다.
박 작가는 헌법을 단순한 법 조문이 아닌, 공동체가 공유하는 믿음과 가치의 총체로 바라본다. 그의 작업은 법이 현실에서 어떻게 훼손되고, 그 과정에서 인간의 삶이 어떤 상처를 입는지를 드러내는 데 집중해왔다. 특히 지난 십여 년간 이어온 ‘헌법의 얼굴 찾기 프로젝트’는 법의 추상적 개념을 신체적 행위와 이미지로 구현하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수행적 회화 시리즈 ‘소금을 치다’를 중심으로 약 40여 점의 평면 작품과 3편의 퍼포먼스 영상이 공개된다. 작가는 성문화된 법의 한계를 넘어, 권력의 폭력 속에서 파편화된 ‘헌법적 삶’을 다시 수습하는 과정을 예술로 풀어낸다.
전시의 핵심 퍼포먼스인 ‘소금을 치다: Casting Salt’(2025)에서 작가는 2024년 계엄령의 상흔 위에 소금을 던지는 행위를 선보인다. 소금은 전통적으로 정화와 치유를 상징하는 동시에, 상처를 자극하는 이중적 의미를 지닌 물질이다. 작가는 이를 통해 국가 권력의 폭력에 대한 저항과 동시에, 훼손된 공동체를 회복하려는 의지를 표현한다.
퍼포먼스 속에서 작가는 행인들 사이를 지나며 소금을 뿌린다. 이 행위는 권력에 대한 풍자이자, 침묵을 강요당한 사회에 던지는 상징적 메시지로 읽힌다. 동시에 상처 입은 이들을 향한 일종의 ‘치유의 의례’로도 기능한다.
회화 작업 또한 이러한 퍼포먼스의 연장선에 있다. 종이 위에 남겨진 소금의 흔적은 자연스러운 흐름과 침식의 과정을 통해 형성되며, 작가는 이를 ‘기도의 지도’라 명명한다. 이는 폭력 이후에도 지속되는 민주주의의 회복 가능성을 시각적으로 드러낸다.
이번 전시에서 주목할 또 다른 축은 퍼포먼스 3부작 ‘봉합과 상처’(The Suture and the Wounded)〉(2023~2025)다. 작가는 김포의 북방한계선, 독일 베를린 장벽, 서울 광화문 광장 등 분단과 갈등의 상징적 공간을 ‘보이지 않는 실’로 잇는 작업을 이어왔다. 이 프로젝트는 2024년 영국 UCL 연구이미지 공모전에서 수상하며 학술적·예술적 성과를 동시에 인정받았다.
박다인 작가는 그동안 영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법과 권력의 공백을 비판적으로 탐구해왔다. 영국 의회의 권위와 행정부의 권력 충돌을 다룬 ‘블랙 로드’(2019), 왕실 권력을 해체적으로 재해석한 ‘더 로열 피쉬 앤 칩스’(2023) 등은 제도적 권위에 대한 예술적 개입으로 주목받은 바 있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국제적 작업의 연장선에서, 작가가 한국 사회의 현실로 시선을 돌린 결과물이다. 그는 예술이 법이 무너진 자리에서 마지막으로 남는 ‘성소’가 될 수 있는지 질문을 던진다. 미술계 한 관계자는 “박다인 작가의 이번 전시작인 ‘소금의 기도’는 법과 예술, 권력과 개인의 관계를 다시 사유하게 만든다”면서 “관람객들은 이 작업을 통해 오늘날 우리가 잃어버린 ‘정의의 얼굴’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과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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