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묘 간 문체부 장관·국가유산청장 “모든 수단 강구해 지키겠다”(종합)

종묘 간 문체부 장관·국가유산청장 “모든 수단 강구해 지키겠다”(종합)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입력 2025-11-07 16:21
수정 2025-11-08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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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휘영(오른쪽)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허민 국가유산청장이 7일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 바깥에서의 개발 규제 완화 조례에 대한 대법원 판결과 관련해 서울 종묘를 찾아 전경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휘영(오른쪽)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허민 국가유산청장이 7일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 바깥에서의 개발 규제 완화 조례에 대한 대법원 판결과 관련해 서울 종묘를 찾아 전경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선 왕조 500년 역사를 품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서울 종묘(宗廟) 코앞에 고층 건물이 들어설 길이 열린 데 대해 정부가 강하게 반발했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와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7일 종묘 현장을 찾아 우리 문화 유산을 지킬 모든 방법을 찾겠다고 입을 모았다.

중심 건물인 정전(正殿) 일대를 둘러본 최 장관은 서울시 세운4구역 재개발 사업 계획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며 “장관으로서 취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강구해 우리 문화유산을 지키는 일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이어 “종묘는 조선 왕실의 위패가 모셔진 신성한 유산이며, 우리나라 유네스코 세계유산 1호의 상징적 가치를 가진 곳”이라면서 “이런 가치가 훼손될 수 있는 현 상황이 매우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최 장관은 “권력을 가졌다고 마치 자기 안방처럼 마구 드나들며 어좌(왕의 의자)에 앉고 차담회 열고, 소중한 문화유산이 처참하게 능욕당한 지가 엊그제다”라면서 전 정권에서 벌어진 문화유산 논란도 강하게 비판했다.

종묘 맞은편 개발에 대해 “해괴망측한 일”이라는 표현까지 쓴 최 장관은 “권한을 조금 가졌다고 해서 하고 싶은 대로 다 하겠다는 서울시의 발상과 입장을 저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면서 “문화강국의 자부심이 무너지는 이런 계획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최 장관은 허 청장에게 “법령의 제정, 개정을 포함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신속히 검토해서 보고해주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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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서울 종로구 세운4구역 건너편에 있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종묘(붉은 동그라미 안)의 모습. 우측 공터가 세운4구역이다.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 바깥에서의 개발 규제를 완화한 서울시 조례 개정이 유효하다는 대법원의 이날 판결로 종묘 맞은편 ‘세운4구역 재정비사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뉴스1
6일 서울 종로구 세운4구역 건너편에 있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종묘(붉은 동그라미 안)의 모습. 우측 공터가 세운4구역이다.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 바깥에서의 개발 규제를 완화한 서울시 조례 개정이 유효하다는 대법원의 이날 판결로 종묘 맞은편 ‘세운4구역 재정비사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뉴스1


허 청장 역시 서울시의 개발 계획을 비판하면서 “대체 불가한 가치를 지닌 종묘가 지금 심각한 위험에 처해 있다”며 서울시가 위험을 자초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개발계획이 높이나 일조권 문제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도 짚으면서 “초고층 건물들이 세계유산 종묘를 에워싼 채 발밑에 두고 내려다보는 구도를 상상해보라”며 “모든 방법을 강구해 세계유산 지위를 지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문체부와 국가유산청 수장이 직접 종묘를 찾고 서울시를 강도 높게 비판한 것은 사안이 심각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유네스코는 종묘를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며 ‘세계유산 지역 내 경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인근 지역에서의 고층 건물 건축 허가는 없을 것을 보장해야 한다’는 내용을 명시했다. 두 수장은 이 점도 강조했다.

문체부와 국가유산청은 세운4구역 높이 변경과 관련한 대응책을 검토하고, 서울시 고시 내용과 현재 상황을 유네스코 측과도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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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민 국가유산청장이 7일 서울 종묘에서 종묘 앞 개발 규제 완화 관련 대법원 판결에 대한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하던 중 항의하러 온 세운 4구역 주민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허민 국가유산청장이 7일 서울 종묘에서 종묘 앞 개발 규제 완화 관련 대법원 판결에 대한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하던 중 항의하러 온 세운 4구역 주민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정전 일대에는 재개발사업 주민대표회의 관계자들이 찾아와 ‘대법원 판결을 존중하라’, ‘주민 피눈물 누가 닦아주냐’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재산적 피해를 호소하며 항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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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묘는 조선과 대한제국의 역대 왕과 왕비, 황제와 황후의 신주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국가 사당으로 1995년 12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유네스코는 지난 4월 서울시에 재정비사업이 종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전체 계획에 대한 유산영향평가(HIA)를 받도록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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