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작가 배병우(58·서울예대 사진과 교수)는 소나무 사진으로 유명하다. 안개가 자욱한 화면, 시야를 가득 가리는 힘있게 구불거리는 소나무의 둥치, 마치 역경을 헤치며 살아온 우리 민족의 질긴 근성 같은 것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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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소나무 사진을 2005년 영국의 가수 엘튼 존이 샀고 벨기에의 필립 왕세자, 프랑스 카르티에와 시슬리 화장품, 스페인 의류업체 망고 등이 소장했다. 배 작가는 2006년에는 동양 사진가로서는 처음으로 스페인 티션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열었고 스페인 정부의 의뢰를 받아 세계문화유산인 알함브라 궁전의 정원을 3년간 촬영했다. 계절마다 한 번씩 2주가량 안달루시아 알함브라 궁전에서 머물며 작업했다.
‘배병우 전’이 10월1일부터 12월6일까지 서울 덕수궁미술관에서 개최된다. 작품은 초기작부터 스페인 문화재 관리국의 요청을 받아 제작한 알함브라 궁전의 정원에 이르는 최근작까지 97점이 공개된다. 그가 태어나고 자란 전남 여수 고향의 바다와 바위사진부터,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린 소나무 사진, 한국 자연의 부드러운 능선을 포착한 제주도의 오름, 자연미와 인공미의 조화를 이룬 창덕궁 정원 사진 등등이다.
배 작가가 작업을 즐기는 시간은 동이 트는 새벽녘이다. 해뜨기 전 안개와 섞여 있는 광선의 미묘한 느낌을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통 새벽 5시반에서 6시에는 일어나 하루를 준비한다고 한다. 안개 머금은 소나무 사진은 대강 새벽 시간대에 찍었다고 보면 된다. 해외로 촬영 여행을 떠날 때는 새벽에 찍고, 해질 무렵에 나가서 다시 촬영을 한단다. 그 중간에는 호텔방에서 책을 읽는다고 한다. 그의 사진들이 눈과 손의 감각만이 아니라 깊고 깊은 사유로 찍힌다는 느낌이 드는 까닭이다.
국립현대미술관 박영란 학예연구사는 “한국 고유의 미감을 바탕으로 소통하는 배병우의 작품에 문화적 역사적 배경이 다른 동시대인들이 반하고 있어 이번 전시가 배 작가의 세계 무대 진출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또 한번 기대한다.”고 말했다. (02)2188-6000.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2009-09-29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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