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삶 그리는 80년대 민중판화가

인간 삶 그리는 80년대 민중판화가

강아연 기자
입력 2007-07-24 00:00
수정 2007-07-24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얼핏 보면 영판 농사꾼이다. 충북 제천 시골마을에서 수수한 한복 차림으로 ‘우리 산 찾기 운동’을 하는 모습이 그렇다. 하지만 세상을 보는 시각만큼은 1980년대 격렬한 미술운동을 주도했다는 사실이 말해주듯 여전히 치열하다. 바로 판화가 이철수를 일러 하는 말이다.

EBS `시대의 초상´은 24일 오후 10시50분 ‘여전한 슬픔과 분노-판화가 이철수’를 방송한다.

1980년대에서 20년이 흐르는 사이 이씨가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이라면 작풍이라고 할까. 그는 과거 민중의 삶과 애환을 서정적이면서도 힘있게 그려냈다. 당시에는 시대의 아픔을 표현했다면, 요즘은 연민의 눈으로 세상과 친밀하게 소통하고자 한다.

그가 지닌 시대에 대한 열정과 창작의 노력은 삶의 진실성을 보여주는 사람들과 만나면서 꾸준히 이어졌다. 특히 ‘몽실 언니’,‘강아지똥’의 삽화를 그리면서 만난 고 권정생 선생으로부터 쉬운 언어와 소박한 삶을 배웠다고 한다.

이철수는 1989년 독일 전시회에서 현지 미술인으로부터 충격적인 얘기를 듣는다.“한국의 민중예술이 나치즘 예술과 다를 게 뭐냐. 전체주의적인 냄새가 난다.”

작품의 대중 소통에 고민하던 이철수에게 이 말은 화두가 됐다. 그리고 사회에 대한 발언도 중요하지만, 정작 자신의 목소리에는 귀기울이지 못했다는 반성을 하게 됐다.1980년대에는 ‘시대적인 알리바이’를 만드는 데 급급했었다는 것이다.

지금 이철수의 그림은 우리 사회의 황폐해진 내면을 향하고 있다. 더불어 농업처럼 몸을 움직여서 대가를 얻는 ‘땀 흘린 가치’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우리 사회가 대접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2007-07-24 25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불장인 국내증시에서 여러분의 투자성적은 어떤가요?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거듭 경신하며 5000선에 바짝 다가섰다. 연초 이후 상승률은 15% 안팎으로, 글로벌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가파르다. 하지만 개인투자자 수익률은 외국인의 절반에 그치고 있다. 여러분의 수익률은 어떤가요?
1. 수익을 봤다.
2. 손해를 봤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