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방송들이 가을개편과 함께 선보이는 드라마·예능프로그램에 이색 경력의 신인들이 눈에 띈다. 혼성그룹 ‘코요태’로 활동해온 가수 신지(왼쪽 25)가 방송 활동 9년만에 MBC 일일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에 출연, 신인 배우로서 신고식을 치렀다. 지난해 한·중 슈퍼모델대회에서 1위로 뽑힌 김수현(오른쪽·21)은 18일부터 방송되는 SBS 주말드라마 ‘게임의 여왕’에 캐스팅돼 연기자로 데뷔한다. 가수와 모델 대신 연기를 택한 그들을 만나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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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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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신지
화려한 경력의 가수가 아닌, 신인 연기자로 변신한 신지는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으나 특유의 쾌활함으로 연기에 대한 욕심을 보였다.“처음 하는 연기라 부담이 크지만 열심히 하면 악플도 사라질 거라고 믿어요.(웃음)”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지만, 오래 전부터 꿈꿔온 연기인 만큼 악바리 정신으로 도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평소 ‘욱하는’ 성격이 많이 반영되는 캐릭터라서 즐거운 마음으로 촬영하고 있다.”면서 “시트콤 초반에는 울기도 하고 고민도 하는 진지한 모습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킥’에서 그가 맡은 CM송 가수 ‘신지’는 대학 선배(최민용 분)와 결혼한 뒤 이혼하지만 전 남편과 계속 얽히면서 좌충우돌 에피소드를 만들어간다. 전 남편의 직장 동료(서민정 분)와 삼각관계에 빠지게 되는데, 서민정이 DJ를 맡은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두터운 친분을 쌓은 만큼 연기 호흡이 잘 맞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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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 김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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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 김수현
가수가 연기자로 변신하는 데 곱지 않은 시각이 있다는 지적에 그는 “그런 반응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더 늦으면 연기를 할 수 없을 것 같았다.”면서 “제 모습 그대로 꾸미지 않고 열심히 역할에 몰입하면 칭찬을 받을 날도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요태’ 멤버로서 앨범활동도 병행하고 있지만 촬영 스케줄이 많아 다른 멤버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그는 “많이 격려해준 멤버들에게 고마울 뿐”이라면서 “앞으로 연기자로서 인정받아 다른 작품을 하게 되더라도 가수활동은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쉽게 사랑하고 쉽게 이혼하고 다시 사랑하는 요즘 젊은이들의 트렌드를 코믹하면서도 진지하게 연기하고자 최선을 다할게요.”라는 그의 마지막 말에서 신인 연기자로서의 각오가 느껴진다.
슈퍼모델 출신 김수현은 스스로 “복이 많다.”고 할 정도로 드라마 데뷔작에서 주연급으로 캐스팅되는 행운을 안았다. 그가 맡은 국제변호사 ‘박주원’은 남자주인공 ‘이신전’(주진모 분)의 오랜 친구이자 비즈니스 파트너로, 자신이 이신전의 유일한 여자라고 생각하는 당당한 캐릭터다. 이화여대 국제학부에 다니면서 국제변호사나 해외 앵커 등을 꿈꾼 적이 있어 캐스팅에 유리하게 작용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연기수업을 해왔지만 이렇게 빨리 기회가 올지 몰랐어요. 감독님과 연기자 선배님들께 많이 배우면서 역할을 소화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완벽에 가까운 역할인 만큼 연기하는 데 부담이 크다고. 그는 “직선적이고 거침없이 화를 내는 성격은 다르지만 일에 매진하는 모습이나 사랑을 잘 모르는 면 등은 실제 성격과 비슷하다.”면서 “사랑하는 남자에게 나타난 다른 여자를 질투하는 악역이지만 무조건 미워하는 것이 아니라 의리도 있고 쿨하게 보일 줄도 아는 인간적인 캐릭터라서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첫 연기에서 30대 커리어우먼을 맡은 것에 대해 그는 “10년 정도 나이 차를 뛰어넘어 노련미와 여유로움을 갖춰야 하는 점이 가장 힘들다.”면서도 “다양한 연기를 하고 싶은 욕심이 있기 때문에 30대 역할을 맡게 된 것은 큰 행운”이라고 기뻐했다.
슈퍼모델로 뽑힌 뒤 해외쇼와 잡지활동 등을 하면서 모델보다는 연기가 잘 맞는다고 판단, 배우의 꿈을 키웠다는 그.“아직 어린 만큼 모델에서 연기자로 갑자기 길을 바꿨다기보다는, 평생 연기하는 배우로 성장하고 싶어요.” 조디 포스터를 존경한다는 스무살 새내기 연기자가 이번 드라마에서 진정한 연기와 사랑을 동시에 배우게 될지 주목된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2006-11-08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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