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에서 폐수처리 기계운전을 하는 김세원(29)씨. 그에게 다가올 2일은 어릴 적 소중한 꿈이 현실로 바뀌기 시작하는 날이다. 그는 이날 오후 광주 과학기술원 앞에서 400여명의 사람들과 3.5㎞ 달리기 경쟁에 나선다.‘한국 최초 우주인’ 선발의 1차 관문인 체력 테스트에 도전하는 것이다. 김씨는 테스트 통과를 위해 몇 주일 전부터 철야 근무가 끝난 아침 6시30분이면 인근 초등학교 운동장으로 가 달리기 연습을 했다. 그는 “어릴 적 우주인의 꿈을 뒤늦게 다시 키울 수 있게 돼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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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합격자 300명 선발
경주대학교 관광학부 김영우(39) 교수도 어릴 적 꿈을 현실로 바꿔가고 있다. 김 교수도 같은 날 서울 올림픽 공원에서 실시되는 달리기 테스트에 참가한다.
한 달 전부터 아침저녁으로 1시간씩 4∼5㎞를 달리며 체력을 키워 왔다. 쑥스러워 아직 주변에 참가 사실을 알리지 않았지만, 최종 단계까지 올라가면 학교와 학생들에게 이를 알릴 계획이다.
지금도 짬나는 대로 천문대 등에 가 천체망원경으로 별을 관찰한다는 김 교수는 “우주 공간을 날며 지구와 별을 바라보면 무척 아름다울 것”이라고 기대했다. 특히 “곧 우주 관광이 활성화된다는데, 몸소 체험하고 나면 학문 활동이나 강의를 위한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67세로 최고령 지원자인 정재은 신세계그룹 명예회장도 우주인 선발 첫 관문에 도전장을 냈다. 서류심사를 통과한 정 회장은 “우주인이라는 또 다른 꿈에 도전한다.”는 포부를 간접적으로 전했다. 지원자 가운데 나이가 가장 어린 19살 백장미(한양대 화학과)양도 평소 꿈을 이루기 위해 우주인에 도전한다는 당찬 각오를 밝혔다.
성별과 나이는 물론 직업도 천차만별인 1만 58명이 2일 오후 서울, 부산, 대전, 광주, 강릉, 제주 등 6개 지역에 모여 꿈을 찾아서 달린다. 이들의 목표는 단 한 가지다.‘한국 첫 우주인’이 되는 것이다. 서류심사를 통과한 지원자들은 1차 관문인 3.5㎞ 달리기 테스트에서 남자는 23분, 여자는 28분 이내에 완주해야 한다. 여기에 필기전형과 종합평가 성적을 합산해 300명가량의 1차 합격자가 선발된다. 이후 임무수행능력평가, 무중력 적응 검사, 우주적성검사 등 2·3차 관문을 통해 10명으로 좁혀지고 마지막 우주적성검사 등 4차 관문을 통해 최종 우주인 후보 2명이 뽑힌다. 이 가운데 1명은 2008년 4월 외국 우주인 2명과 함께 러시아 소유스 우주선을 타고 우주로 향할 예정이다.
●우주실험 내용 이달말 확정
그러면 한국인 최초의 우주인은 어떤 우주실험을 하게 될까. 무엇보다 우주공간에서 김치 유산균을 이용, 항암제나 줄기세포 성장 촉진제 등을 개발하는 실험을 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국 고유의 연구라는 점에서 상징적인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한편 최근 열린 ‘한국우주인 임무개발 콘퍼런스’에서 전문가들은 한국인 우주인이 수행하길 기대하는 여러 과학실험을 제안했다. 소형 망원경으로 고층 대기를 분석하자는 의견, 외계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제2의 지구’를 찾아 보자는 의견 등이 제시됐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우주실험은 교육용 실험·순수과학 실험·산업관련 실험 등 3종류로 나눌 수 있는데, 구체적인 내용은 9월말쯤 최종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저귀 팬티 우주복 입고 생활
10여일간의 우주 생활을 하게 되는 한국인 우주인은 우주선을 타고 내릴 때 무게가 10㎏쯤 되는 러시아제 ‘소콜(러시아어로 매라는 의미)KV2’라는 선내 우주복을 입을 예정이다. 섭씨 120도의 고온과 영하 120도의 극저온에 견딜 수 있게 만들어졌다. 호흡에 필요한 산소를 공급하고 몸 속의 체액이 끓지 않도록 압력을 유지시키는 기능이 있다. 우주정거장에서 활동할 때는 1기압에 실내온도가 섭씨 15∼20도로 유지되므로 간편한 차림의 활동복을 입게 된다. 그러나 한국인 우주인은 우주복의 대명사로 황금빛으로 코팅된 헬멧에 등에 산소탱크 등이 붙어있는 선외 우주복은 입지 못할 전망이다. 기계 수리 등 우주정거장 밖에서의 임무가 주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우주복을 입고 있는데 소변이 마려우면 어떻게 할까. 우주복 속에 흡수내의(MAG)라는 남녀 공용의 성인용 기저귀나 호스가 달린 팬티를 착용한다. 무중력 상태이기 때문에 소변을 즉시 흡수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여성 우주인은 우주선 안으로 화장품을 갖고 탑승하지 못한다. 여성용 화장실이 따로 있기는 하지만, 화장품 가루와 액체가 공중에 떠다녀 동료 우주인에게 나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2006-09-01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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