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를 보는 눈은 시대에 따라 변화해왔고, 사람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19세기 말 유럽문화계는 퇴폐적인 분위기 속에서 세기말 악마주의가 만연해 있었고, 여자에 대한 시각도 이를 비켜갈 수 없었다.
당시 활동했던 미술가 중 특히 벨기에의 풍자만화가이자 판화가인 펠리시앵 롭스(1833∼1898), 노르웨이의 표현주의 화가 에드바르 뭉크(1863∼1944)는 남자를 파멸시키고 악을 퍼뜨리는 ‘팜므 파탈’로 여자를 묘사한 대표적 작가들이다.
서울 덕수궁미술관에서 ‘남자와 여자’란 주제로 열리고 있는 ‘롭스·뭉크 2인전’은 ‘어쩌면 이렇게 철저히 여자를 악의 근원으로 여길 수 있나.’란 의문이 절로 들 정도로 여자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로 가득 차 있다.
롭스는 잡지와 책의 삽화를 그리는 데 큰 관심을 가졌는데, 그의 뛰어난 묘사력은 에칭과 석판화 기술에 힘입어 크게 부각되었다. 그는 많은 작품에서 여성을 통해 세상을 풍자하였다. 특히 여자, 어리석음, 그리고 죽음에 의해 주도되는 ‘팜므 파탈’의 세계에 집중적인 관심을 가졌다. 보들레르의 대표시집 ‘악의꽃’에 삽화를 그리기도 했다.
이번에 전시된 그의 대표작 ‘창부정치가’는 벌거벗은 창녀가 눈을 가린 채 돼지의 인도를 받고 있는 천박한 장면을 묘사하고 있다. 또다른 작품 ‘꼭두각시를 든 부인’은 남자를 파멸로 몰고 가는 것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를 위협하는 악마적인 존재로 여자를 묘사했다.
뭉크는 화가로서 유화뿐만 아니라 수많은 판화를 남겼다. 아버지의 우울한 성격과 어릴적 겪은 어머니와 누이의 죽음, 자신의 잦은 병치레 등 그의 유년시절은 죽음에 대한 불안과 공포가 가득했다. 하지만 이같은 ‘불행했던 기억’과 작가의 병적인 상태는 오히려 그의 독특한 작품 생산의 밑바탕이 되었다. 그 중에서도 여자에 대한 병적인 두려움의 이미지를 담은 많은 작품을 남겼다.
그의 대표작 ‘마돈나’는 뭉크의 여성관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그에게 있어 사랑하는 여인은 마돈나이면서 메두사였으며, 사랑스러우면서도 공포의 대상이었다. 또 죽은 누이의 모습을 그린 ‘병든 아이’는 뭉크가 유화와 판화에서 가장 많이 다루었던 소재로서, 어릴적 경험한 누이의 죽음이 얼마나 강렬했었는지 잘 보여준다.
이밖에 롭스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사춘기’, 성적 두려움과 죽음의 공포를 표현한 ‘흡혈귀’ 등의 작품도 볼 수 있다. 역동적으로 흐르는 곡선을 반복해 윤곽선을 대신한 뭉크 특유의 표현기법과 어둡고 기괴한 분위기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롭스의 판화 61점, 뭉크의 판화 37점 등 총 100여점.10월22일까지. 관람료 일반 4000원, 학생 2000원.(02)2022-0612.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당시 활동했던 미술가 중 특히 벨기에의 풍자만화가이자 판화가인 펠리시앵 롭스(1833∼1898), 노르웨이의 표현주의 화가 에드바르 뭉크(1863∼1944)는 남자를 파멸시키고 악을 퍼뜨리는 ‘팜므 파탈’로 여자를 묘사한 대표적 작가들이다.
서울 덕수궁미술관에서 ‘남자와 여자’란 주제로 열리고 있는 ‘롭스·뭉크 2인전’은 ‘어쩌면 이렇게 철저히 여자를 악의 근원으로 여길 수 있나.’란 의문이 절로 들 정도로 여자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로 가득 차 있다.
롭스는 잡지와 책의 삽화를 그리는 데 큰 관심을 가졌는데, 그의 뛰어난 묘사력은 에칭과 석판화 기술에 힘입어 크게 부각되었다. 그는 많은 작품에서 여성을 통해 세상을 풍자하였다. 특히 여자, 어리석음, 그리고 죽음에 의해 주도되는 ‘팜므 파탈’의 세계에 집중적인 관심을 가졌다. 보들레르의 대표시집 ‘악의꽃’에 삽화를 그리기도 했다.
이번에 전시된 그의 대표작 ‘창부정치가’는 벌거벗은 창녀가 눈을 가린 채 돼지의 인도를 받고 있는 천박한 장면을 묘사하고 있다. 또다른 작품 ‘꼭두각시를 든 부인’은 남자를 파멸로 몰고 가는 것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를 위협하는 악마적인 존재로 여자를 묘사했다.
뭉크는 화가로서 유화뿐만 아니라 수많은 판화를 남겼다. 아버지의 우울한 성격과 어릴적 겪은 어머니와 누이의 죽음, 자신의 잦은 병치레 등 그의 유년시절은 죽음에 대한 불안과 공포가 가득했다. 하지만 이같은 ‘불행했던 기억’과 작가의 병적인 상태는 오히려 그의 독특한 작품 생산의 밑바탕이 되었다. 그 중에서도 여자에 대한 병적인 두려움의 이미지를 담은 많은 작품을 남겼다.
그의 대표작 ‘마돈나’는 뭉크의 여성관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그에게 있어 사랑하는 여인은 마돈나이면서 메두사였으며, 사랑스러우면서도 공포의 대상이었다. 또 죽은 누이의 모습을 그린 ‘병든 아이’는 뭉크가 유화와 판화에서 가장 많이 다루었던 소재로서, 어릴적 경험한 누이의 죽음이 얼마나 강렬했었는지 잘 보여준다.
이밖에 롭스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사춘기’, 성적 두려움과 죽음의 공포를 표현한 ‘흡혈귀’ 등의 작품도 볼 수 있다. 역동적으로 흐르는 곡선을 반복해 윤곽선을 대신한 뭉크 특유의 표현기법과 어둡고 기괴한 분위기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롭스의 판화 61점, 뭉크의 판화 37점 등 총 100여점.10월22일까지. 관람료 일반 4000원, 학생 2000원.(02)2022-0612.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2006-08-14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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