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우리 문화재 지킴이로”

기업들 “우리 문화재 지킴이로”

이기철 기자
입력 2006-01-31 00:00
수정 2006-01-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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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전통문화 지키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일종의 사회공헌 활동이며,‘문화재 지킴이’를 자처한 것이다. 시혜적·자선적으로 펴던 그동안의 기부활동에서 한 차원 높아진 사회기여 활동이다. 30일 문화재청 등에 따르면 태평양은 26일 문화재청과 함께 ‘1문화재 1지킴이’ 협약식을 갖고 다산초당·일지암·추사적거지 등에 대한 정화 및 지원활동에 들어갔다. 이로써 지난해 시작된 문화재청의 문화재 지킴이 운동에 참여한 기업은 9개사로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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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임산 문화재청 전문위원은 “공연·전시 등을 지원하는 메세나운동이 일회적이라면 문화재는 후손에게까지 전해진다.”면서 “외국계 기업들까지 참여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설록차로 녹차의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는 태평양은 조선시대에 차를 통해 우리의 정신 문화를 선도해온 일지암(초의선사), 다산초당(정약용), 추사적거지(김정희)의 정화와 홍보 등을 지원한다. 또 중요무형문화재 제99호인 소반장(小盤匠·부엌가구 소반을 만드는 장인) 기능보유자 이인세(78)옹의 지원을 통해 전통의 맥이 이어지도록 할 계획이다. 서경배 태평양 사장은 “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문화재와 환경을 생각하는 기업이 되고자 하는 차원에서 지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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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지난해 9월 문화재 지킴이 운동에 뛰어든 포스코의 경우 민간의 전문 기술을 문화재 관리에 접목한 대표적인 사례다. 철 보존처리와 조사·분석기술이 세계적인 포스코는 철불·철당간·철종·동종 등 국가지정 금속문화재 69점에 대한 조사·분석을 통해 데이터 베이스 구축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문화재청을 비롯한 학계의 숙원 사업이었지만 전문 인력과 기술, 그리고 예산 부족으로 그동안 난항을 겪어왔던 분야이다.

포스코는 나아가 조사·분석된 금속문화재에 대해 부식의 진행 정도 등을 전문가 모니터링 등을 통해 주기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또 경기도 파주시 장단면 DMZ안에 있는 ‘경의선 증기기관차 화통’(등록문화재 제78호)의 영구보존 처리작업도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3월 기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문화재 지킴이 운동에 나선 한화리조트는 전국의 콘도미니엄과 골프장 관리 기술을 문화재 관리 보호에 접목하고 있다. 골프장 관리기술의 핵심인 잔디관리 기술을 왕릉의 잔디에 적용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잔디관리는 문화재보호법상 ‘경미한 수리행위’에 해당돼 문화재청의 전문성이 부족했던 분야로, 한화리조트가 나섬으로써 잔디의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관리가 가능하게 됐다.

한국가스공사는 지난해 8월 가스관련 업종의 특성을 살려 화재와 폭발 등에 취약한 전국의 민속마을과 문화재 자료 등을 관리대상으로 삼았다. 특히 사람이 살면서 LP가스를 사용하는 문화재들을 대상으로 가스안전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오는 4월 조흥은행과 합병하는 신한은행 역시 전국 1000여 지점에서 문화재청의 소식지를 비치함으로써 금융고객을 문화재청의 정책 고객화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본점과 가까이 있는 국보 1호 숭례문을 지킴이 대상으로 삼고 박석(薄石) 기증을 약속했다. 이밖에 삼성화재 콜센터가 경복궁을, 현대건설이 창덕궁을, 한국관광공사가 청계천을 지킴이 대상으로 삼고 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2006-01-31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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