癌보다 무서운 ‘묻지마 癌치료’

癌보다 무서운 ‘묻지마 癌치료’

조태성 기자
입력 2005-08-30 00:00
수정 2005-08-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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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치의 병, 암. 잠시만 생각해도 주변에서 들었던 이런저런 민간요법, 대체요법 한 두가지쯤은 떠올릴 수 있다. 하지만 암 자체도 무섭지만 그에대한 궁극적인 대처방법이 없다는 무력감에서 더 많은 공포를 느끼게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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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후 11시15분 방영되는 MBC PD수첩은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룬다.‘암(癌)시장은 암(暗)시장’이라는 제목부터 눈길을 끈다. 두려운 병인 만큼 이런저런 정보를 모두 공유해 합심해서 다룰 필요가 있는데 외려 그 두려움 때문에 의료시장이 왜곡되어 있다는 비판이다.

사례만 봐도 금세 감이 온다. 미국 슈퍼마켓에서 1파운드에 9달러씩 팔리는 건강보조식품 MSM이 한국에서는 기적의 만병통치약으로 팔린다. 국내 암 전문병원 주변의 대형약국들에서 흔히볼 수 있는 병당 2만원짜리 은수(銀水)도 있다. 문제는 MSM이든 은수이든 그것들이 어떻게, 왜 좋다는 것인지 전혀 알 수 없다는데 있다. 심지어는 출처와 유통망도 알 수 없다.

약뿐만이 아니다. 한 쪽에서는 피를 뽑아 암을 고쳐준다는 사혈요법이 한창이다. 수혈을 받아가면서까지 사혈치료에 매달려보지만 검증된 효과는 없다.‘산삼약침요법’으로 유명한 서울 강남의 H한의원 역시 검증받은 바는 없다. 그래서 사망사고가 발생하기도 했지만 이 한의원은 여전히 유명세를 타고 있다. 건강관련 각종 케이블 프로그램에서 승승장구하고 있기 때문. 이면에는 협찬과 제작비로 엮어진 건강프로그램과 병원간 함수관계가 숨어있다.

현재 비공식적으로 형성된 각종 암 관련 시장의 규모는 3조원대로 추산된다. 공식적인 의료체계가 암환자들의 요구를 다 수용하지 못하다 보니 괴정보들이 나돌고 이것이 확대재생산되는 구조가 고착된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해 보건복지부나 식약청은 모두 나 몰라라 하고 있다. 무엇이 어떻게 잘못되어 있는지 진단하려는 노력조차 없다는 지적도 있다.

이는 다양한 치료법을 끌어안기 위해 노력하는 서구와도 비교된다. 독일 훔볼트대 대체의학센터는 항암치료와 함께 심리치료와 미술치료를 병행한다. 양의학 외 모든 치료법이 동시에 작동하는 토털 케어(Total Care) 방식이다.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NCI(국립암연구소)는 대체의료센터에 매년 9000만달러의 예산을 투입한다. 이 센터가 하는 일은 환자가 선택할 수 있는 대체요법과 대체식품을 선별해주는 작업이다. 동시에 대체요법, 대체식품 가운데 ‘실제 효능이 있는지’ 검증하는 프로젝트까지 추진하고 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2005-08-30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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