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베를린장벽’ 엄마는 몰라

‘무너진 베를린장벽’ 엄마는 몰라

입력 2005-02-04 00:00
수정 2005-02-04 08:16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굿바이 레닌(KBS2 10일 낮 12시30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며칠 전 초등학교 선생님이자 열성 공산당원인 어머니 크리스티아네(카트린 사스)는 아들 알렉산더(다니엘 브뢸저)가 장벽을 넘어갈 자유를 달라며 시위하다 경찰에 끌려가는 장면을 목격하고 심장마비를 일으켜 혼수상태에 빠진다.

굿바이 레닌
굿바이 레닌 굿바이 레닌
8개월 뒤 깨어났을 때 세상은 완전히 바뀌었다. 독일은 통일됐으며 이념보다는 자본의 논리가 탄탄하게 자리잡았다. 공산당이 통제하던 식품점은 대형 슈퍼로 둔갑했다.

어머니가 깨어났다는 기쁨도 잠시. 어머니가 조금만 흥분해도 생명이 위독할 것이라는 의사의 경고를 들은 알렉산더는 기상천외의 거짓말을 꾸미기 시작한다. 어머니가 사는 아파트를 과거 동독 시절의 모습으로 꾸며 놓는 것은 물론, 쓰레기통을 뒤져가며 엄마가 찾는 구 동독 시절 오이피클 병을 구하고, 급기야는 엄마를 위해 동독의 발전과 서방의 붕괴를 담은 TV 뉴스까지 친구와 함께 제작하기에 이른다.

알렉스가 만든 그럴듯한 ‘거짓 세상’은 과거 동독이 꿈꾸던 이상적인 사회의 모습이다.

영화는 우리가 당연시 여기는 자본주의 사회의 풍경에 의문을 던지는 동시에, 급격한 역사적 변화가 개인의 미시적 삶에 미치는 균열들을 유쾌한 방식으로 포착해낸다. 이념을 초월한 어머니와 아들 사이의 진한 사랑도 감동을 낳는다.

웃다가도 가슴을 찡하게 하고, 사회적 메시지를 깊이 생각하게 만들다가도 웃음을 터뜨리게 하는 작품. 유럽에서 크게 흥행에 성공했고, 독일에서는 당시 역대 자국영화 사상 흥행 2위를 기록했다.



서독 출신의 볼프강 베커 감독의 2003년 작품.118분.
2005-02-04 5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