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특파원 블로그] 시진핑 “고마워요, 스위스”

[World 특파원 블로그] 시진핑 “고마워요, 스위스”

이창구 기자
이창구 기자
입력 2017-01-16 22:30
수정 2017-01-16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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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9년 新중국 인정해준 첫 서방국
2013년 FTA, 작년 AIIB 창립 멤버
2017년 美대신 다보스포럼 연설자로


2013년 집권 이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새해 첫 방문지는 늘 러시아와 아프리카였다. 러시아에 가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함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아시아 회귀 정책’에 맞서는 모양새를 연출한 뒤 아프리카 대륙으로 날아가 돈 보따리를 푸는 패턴이었다.

하지만 시 주석은 2017년 첫 해외 방문지로 스위스를 선택했다. 시 주석은 왜 러시아·아프리카와는 분위기가 전혀 다른 스위스에서 새해 첫 외교 일정을 시작했을까.

가장 큰 이유는 스위스가 ‘서유럽의 중국 동맹’이라고 불릴 정도로 중국과 친하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스위스에 도착한 시 주석은 연방의회 연설에서 수교 67주년을 유난히 강조했다. 중국과 스위스는 1950년 9월 14일 외교 관계를 수립했다. 1949년 신중국을 선포한 중국 공산당은 서방 국가와의 외교 수립을 절실히 원했다. 대만과의 외교 정통성 경쟁에서 승리하려면 서방 국가에서 인정받는 게 꼭 필요했다. 이때 맨 먼저 중화인민공화국의 손을 잡은 나라가 바로 스위스다. 시 주석은 스위스 대통령과 차를 마시며 “스위스는 중화인민공화국을 처음으로 인정한 국가”라며 고마워했다.

스위스는 중국 굴기의 든든한 후원자이기도 했다. 2007년 유럽국가 중 가장 먼저 중국의 시장경제 지위를 인정했으며, 2013년에는 유럽 국가 중 가장 먼저 중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다. 지난해 중국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만들어 미국의 금융질서에 도전할 때 첫 창립 멤버가 된 나라도 스위스였다.

시 주석은 지난 1일 신년사에서 ‘세계대동’(世界大同)과 ‘천하일가’(天下一家)를 외쳤다. 중국을 세계 지도국으로 세우는 한편 자신도 세계 지도자의 반열에 오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 의지를 체현할 가장 적합한 곳이 바로 국제기구가 몰려 있는 스위스다. 방문 기간에 유엔 제네바 본부, 세계보건기구, 국제올림픽위원회를 찾는 것도 이 때문이다.

17일 개막하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은 스위스 방문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이다. 유럽에 불어닥친 극우주의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몰고 온 보호주의 물결 속에서 시 주석은 자유무역의 투사가 되기로 작정했고, 그 무대로 다보스포럼을 선택했다. 포럼 개최 측은 시 주석의 의도에 화답이라도 하듯 포럼 주제를 ‘소통과 책임의 리더십’으로 정했다. 늘 미국 대통령 차지였던 개막식 연설을 이번엔 시 주석이 한다. 판에 박힌 선전 문구가 아닌 세계 지도자의 진솔한 연설이 나올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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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2017-01-17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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