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석유는 45일분, 위험 임박했다”…결국 ‘국가 비상사태’ 선포한 나라

“남은 석유는 45일분, 위험 임박했다”…결국 ‘국가 비상사태’ 선포한 나라

윤예림 기자
입력 2026-03-26 17:55
수정 2026-03-26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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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發 에너지 쇼크…필리핀,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 선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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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현지시간) 필리핀 케손시티에 있는 주유소 직원이 기름값 상승에 따라 가격 표지판을 고치고 있다. AP 연합뉴스
24일(현지시간) 필리핀 케손시티에 있는 주유소 직원이 기름값 상승에 따라 가격 표지판을 고치고 있다. AP 연합뉴스


중동전쟁 이후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석유·가스 공급난으로 아시아 각국에서 에너지 대란이 심화하는 가운데, 필리핀이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번 전쟁 이후 공급망 위기를 이유로 비상사태를 선포한 사례는 처음이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밤 “국가 에너지 공급에 위험이 임박했다”며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연료·식량·의약품·농산물, 기타 필수품의 안정적 공급과 배분을 보장하는 비상위원회를 이끌 예정이다. 에너지 관련 부처에는 통상적 절차를 건너뛰고 시장 혼란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된다.

비상사태에 따라 에너지부는 석유 등 연료를 적기에 충분히 공급하기 위해 관련 제품을 조달하고 필요시 계약금의 15%를 선금으로 지급하며, 사재기나 폭리 행위에 대해 직접 조치를 취할 수 있게 됐다.

교통부는 대중교통 연료 보조금을 지급하고 도로 등 통행료·항공료를 인하 또는 유예하는 방안을 검토하며, 위기 상황에 처한 개인에 대한 지원을 신속히 처리하게 된다.

이번 비상사태는 대통령이 연장하거나 해제하지 않는 한 1년 동안 유지된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이번 전쟁이 세계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을 야기하고 심각한 공급망 차질과 상당한 변동성, 국제 유가 상승 압력을 초래해 “나라의 에너지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 선포로 정부는 현행법에 따라 조율된 대응 조치를 시행해 세계 에너지 공급 차질과 국내 경제에 미치는 위험에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필리핀 정부는 유가 상승에 대응해 이미 전국의 오토바이 택시 운전사 등 대중교통 종사자들에게 1인당 5000페소(약 12만 5000원)의 연료 보조금을 지급하기 시작했으며, 일부 도시에서는 노동자·학생에게 무료 버스 승차권을 제공하고 있다.

석유의 약 95%를 수입해 온 필리핀은 전쟁으로 에너지 공급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필리핀 에너지부에 따르면 필리핀은 현재 45일분의 비축유를 보유한 상황이다. 당국은 여러 국가로부터 100만 배럴 분량의 원유를 조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지속적 공급은 불확실한 상황이다.

필리핀은 5년 만에 러시아산 원유를 다시 수입하기로 했다. 석탄 공급국인 인도네시아로부터 석탄 수입량을 늘리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향후 항공기 운항 중단 가능성도 “농후하다”고 밝혔다. 그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이미 여러 나라가 우리나라 항공사에 항공유 공급을 거부했다”며 “장거리 비행은 훨씬 더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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