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만찬 초청장에 ‘India’ 대신 ‘Bharat’…국명 변경 이어질까

G20 만찬 초청장에 ‘India’ 대신 ‘Bharat’…국명 변경 이어질까

임병선 기자
입력 2023-09-06 20:17
수정 2023-09-06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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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시 타루어 엑스 캡처  AP 연합뉴스
샤시 타루어 엑스 캡처 AP 연합뉴스
인도 정부가 오는 9일(현지시간) 뉴델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만찬에 각국 정상을 초대하는 초청장을 5일 발송하며 나라 이름을 공식 영문 표기인 인디아(India) 대신 바라트(Bharat)라고 표기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초청 주체를 ‘인디아 대통령’(인도 총리)이 아니라 ‘바라트 대통령’(바라트 총리)라고 적었다고 외신들이 일제히 전했다. 같은 날 인도 집권당인 인도인민당(BJP)의 삼빗 파트라 대변인은 소셜미디어 엑스(X, 옛 트위터)에 나렌드라 모디 총리를 인도가 아닌 ‘바라트 총리’라고 표기한 공식 카드를 공유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바라트’는 고대 산스크리트어로 인도를 가리키는 말이다. 인도 헌법 1장 1조에 ‘인도, 즉 바라트는 연방국가’라고 규정돼 있다.

그런데 모디 총리와 집권당 BJP가 선호하면서 이 용어는 차츰 정치적인 의미를 띠게 됐다. BJP를 비롯한 힌두 민족주의 우파 진영에서는 “인도라는 말에는 식민주의의 흔적이 남아 있다”며 “바라트로 대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정부가 G20 회의 종료 후 예정된 의회 특별회기 때 국명 교체를 추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반면, 야당에서는 ”인도인민당이 굳이 바라트를 쓰는 것은 과거 힌두인과 힌두 문화만 존재했던 나라를 상기시켜, 이미 전체 인구의 14%(1억 7000만명)를 차지하는 이슬람 인구를 배제하려는 의도”라고 경계하고 있다. 실제로 인도인민당은 일부 이슬람 문화의 흔적이 남아 있는 도시의 이름을 힌두식으로 바꾸는 작업을 해왔다.

예를 들어 인도인민당 정부는 2018년 북부 도시 알라하바드의 이름을 산스크리트어인 프라야그라지로 바꿨다. 프라야그라지는 400년 전 무굴제국 때 알라하바드로 개명되기 전 이름이었다.

역시 찬반 논란이 불붙게 됐다. 집권 인도인민당 소속인 우타라칸드주 수석장관 푸쉬카르 싱 다미는 엑스에 “인디아라는 말이 식민주의와 노예제를 연상시킨다”는 인도인민당의 주장을 인용하면서 “바라트라는 말의 사용이 노예 심리에 대한 또 다른 타격”이라고 반겼다. 반면 인도 공산당 대표인 시타람 예추리는 “그들이 왜 그렇게 인디아란 말을 싫어하는지 모르겠다”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번 용어 변경이 현실적인 정치적 동기에서 비롯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내년 봄 총선을 앞두고 모디 총리의 3연임을 저지하기 위해 인도국민회의(INC) 등 20여개 야당이 지난 7월 ‘전국인도발전포괄연합’이란 대규모 연대 조직을 발족했는데, 공교롭게도 이 조직의 영문 약자가 인디아(INDIA)이다. 이런 이유로 인도인민당이 더욱 인디아 사용을 꺼리게 된 것 아니냐는 억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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