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대기 시신 보관 ‘호텔’ 일본서 성업…9층 빌딩도 등장

화장대기 시신 보관 ‘호텔’ 일본서 성업…9층 빌딩도 등장

김태이 기자
입력 2018-10-16 11:12
수정 2018-10-16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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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로 사망자 느는데 화장장은 줄어 대기일수 길어져

화장장이 밀려 순번대기하는 시신을 화장할 때 까지 보관해주는 ‘시신 안치사업’이 일본에서 성업중이다.

이승에서의 마지막 호텔이라는 뜻에서 ‘라스텔’로 불리는 시신용 ‘이타이(遺體)호텔’이 도쿄(東京)를 비롯, 요코하마(橫浜), 가와사키(川崎) 등 수도권과 오사카(大阪), 후쿠오카(福岡) 등 일본 주요 대도시에 속속 등장하고 있다.

고령화로 한해 130만명 이상이 사망하는 ‘다사(多死) 사회’가 됐지만 화장장이 부족해 화장할 때 까지 대기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어서다.

일본 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에 따르면 2016년 일본의 사망자는 130만7천748명 이었다.

연구소는 장차 단카이(團塊)세대(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7∼49년에 태어난 일본의 베이비부머 세대)가 75세 이상의 후기 고령화사회를 맞는 2025년에는 연간 사망자가 15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2040년에는 연간 사망자가 166만6천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반면 화장장은 시설 노후화 등으로 인한 통·폐합으로 갈수록 줄고 있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2016년 일본 전국의 화장장은 4천181개로 1996년의 8천481개에 비해 절반으로 감소했다.

인구가 많은 요코하마시의 경우 시가 운영하는 화장장은 4곳뿐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화장에 평균 4일 정도를 기다려야 한다. 사망자가 많은 겨울철에는 “1주일 정도 기다려야 하는 경우”(시 담당자)도 있다고 한다.

대도시에 화장장을 늘리기는 쉽지 않다.

지가상승으로 부지확보가 쉽지 않고 인근 주민들의 반대가 심하기 때문이다.

“맨션에 사는 사람들이나 장례식장을 이용하지 않는 사람의 수요가 늘고 있다”

요코하마시 JR요코하마역 부근에서 ‘라스텔 신요코하마’를 운영하는 관계자가 15일자 요미우리(讀賣)신문에 귀뜀해준 말이다.

사무용 건물이 즐비한 도심에 있는 9층짜리 라스텔 신요코하마는 시신 27구를 수용할 수 있다. 보관기간 중 상시 면회를 접수한다. 조문객이 오면 관계자가 상주를 대신해 응대한다. 실내온도를 5도 이하로 유지하는 시신 안치실에서 기계가 관을 운반해 온다. 냉각장치를 갖춘 관을 구비한 개별 면회실도 있다.

비용은 1박에 1만2천 엔(약 12만 원)~2만2천 엔(약 22만 원).

라스텔 관계자는 “고령화 사회라서 앞으로도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는 요코하마시 니시(西)구에도 라스텔을 운영하고 있다.

장례식장을 이용하지 않을 경우 유족은 화장순번이 될 때까지 시신을 자택으로 옮겨 보관해야 한다. 하지만 맨션 주민들이 관을 엘리베이터로 운반하는 걸 싫어해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 못하게 하는 맨션이 늘고 있다. 조문객 맞이에 부담을 느끼는 상주들도 많다. 라스텔은 가와사키시와 도쿄도(東京都) 고토(江東)구, 미타카(三鷹)시, 오사카시, 후쿠오카 등지에도 있다.

이타이호텔이 늘자 관련 서비스에 진출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개호((介護·환자나 노약자 등을 곁에서 돌보는 것) 택시사업이나 고령자의 가사대행 사업을 하는 지바(千葉)현 나라시노(習志野)시의 ‘교바(京葉)침대운송서비스센터’는 4년전부터 시신 운송서비스를 시작했다. 병원이나 고령자 수용시설에서 사망한 사람을 이타이호텔이나 장의회사로 운반해주는 서비스다.

2015년 설립된 도쿄도 히노(日野)시의 ‘크론’은 드라이아이스를 사용하지 않고 영하의 기온을 유지하는 시신전용 보냉장치를 개발했다. 시신을 장기간, 깨끗하게 보관할 수 있어 이타이호텔에서도 이용한다고 한다.

화장장 운영회사 등으로 구성돼 있는 사단법인 ‘화장(火葬)연구소’의 다케다 이타루(武田至) 대표는 “인구가 많은 도시부의 화장대기가 심각한 상태”라고 지적하고 “이타이호텔 등의 시신안치사업 수요는 앞으로도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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