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토랑서 쫓겨난 백악관 대변인…‘불법 이민 무관용’ 정책 반발

레스토랑서 쫓겨난 백악관 대변인…‘불법 이민 무관용’ 정책 반발

입력 2018-06-24 15:06
수정 2018-06-25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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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라 샌더스 허커비 백악관 대변인  AP 연합뉴스
새라 샌더스 허커비 백악관 대변인
AP 연합뉴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 이민 무관용’ 정책이 ‘아동 격리 수용’ 논란으로 거센 반발을 불러온 가운데 고위 관리들이 식당에서 쫓겨나는 등 잇따라 봉변을 당하고 있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23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어젯밤 버지니아 렉싱턴의 레스토랑 ‘레드 헨’에서 주인으로부터 내가 미국 대통령을 위해 일하고 있다는 이유로 나가달라는 요구를 받았다”면서 “나는 정중하게 레스토랑에서 빠져나왔다”고 말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그녀의 행동은 나보다 그녀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말해준다”면서 “나는 의견이 다른 이들을 포함해 사람들을 존경심을 갖고 대하고자 최선을 다해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제의 레스토랑 주인 스테파니 윌킨슨씨는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을 이렇게 전했다.

당시 집에 있었던 윌킨슨씨는 주방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샌더스 대변인이 식당에 손님으로 왔는데 직원들이 약간 걱정하고 있다며 어떡하면 좋겠냐는 것이었다.

당시 테이블은 샌더스 대변인 남편 이름으로 8석이 예약돼 있었다. 윌킨슨씨가 식당에 도착했을 무렵, 이들의 테이블엔 이미 치즈 플레이트가 놓여 있었고, 주방에서는 이미 메인 요리를 준비하고 있었다.

윌킨슨씨는 직원들에게 “내가 어떻게 하길 원하는지 말해보라. 샌더스 대변인에게 나가달라고 할 수도 있다”고 물었다. 그러자 직원들은 “그렇게 해달라”고 답했다.

윌킨슨씨는 직원 중 일부는 동성애자라고 설명했다. 샌더스 대변인이 성전환자의 군 복무를 금지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침을 옹호했으며, 불법 이민자 부모와 아동을 격리하는 정책을 변호하며 질문을 피해가는 모습 또한 직원들이 알고 있다고 윌킨슨씨는 전했다.

윌킨슨씨는 샌더스 대변인 일행에게 다가가 자신을 소개하고 잠시 밖에서 이야기하자고 청했다. 그리고는 “우리 레스토랑은 정직, 연민, 협력과 같이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어떤 기준 같은 것이 있다”고 밝히면서 나가달라고 요청했고, 샌더스 대변인은 곧바로 “좋다. 가겠다”고 말한 뒤 소지품을 챙겨 나갔다는 것이다.

다만 그들이 계산하려고 했지만, 윌킨슨씨는 돈을 받지 않았다고 전했다.

윌킨슨씨는 “샌더스 대변인은 ‘비인간적이고 비윤리적인’ 정부에서 일하고 있다”면서 “공개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가장 잔인한 정책들을 옹호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나는 반대를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다. 사업을 하고 있고, 잘 되길 바란다”면서도 “민주주의에서 사람들이 자신의 도덕성을 지키기 위해서는 불편한 행동이나 결정도 해야 하는 순간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샌더스 대변인이 레스토랑에서 쫓겨난 일은 레스토랑 종업원의 페이스북을 통해 먼저 알려졌다. 종업원은 “오늘 밤 백악관 대변인이 레스토랑에서 쫓겨났다”면서 “주인은 샌더스 대변인과 그 정당(공화당)을 위해 서비스를 제공하기를 원하지 않았다”고 썼다.

이후 레스토랑 주인의 결정에 대해 소셜미디어에서는 찬반 논쟁이 벌어졌다. 식당 리뷰 사이트와 페이스북 페이지에서도 평가가 크게 엇갈리며 요동쳤다. 워싱턴DC에 있는 같은 이름의 레스토랑은 “버지니아의 ‘레드 헨’과 다른 곳이다”라는 공지를 올려야 했다.

당시 레스토랑에 함께 갔던 샌더스 대변인의 아버지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도 트위터에서 “레드 헨 레스토랑 메뉴에 ‘편협함’이 있다”면서 “혹 ‘증오의 요리’를 주문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에피타이저는 ‘속 좁은 사람을 위한 작은 요리’”라고 비꼬았다.

이런 봉변을 당한 것은 샌더스 대변인이 처음이 아니다. 이민 정책의 주무 부처인 국토안보부의 커스텐 닐슨 장관 역시 백악관 근처 멕시코 식당에 들렀다가 고객들로부터 ‘수치스럽다’라는 항의를 받고 식당에서 빠져나와야 했다.

일련의 사건에 대해 의회전문지 더 힐은 “레스토랑 주인의 ‘무관용’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이 많지만, 트럼프 행정부에 저항하는 용기 있는 행동이라고 찬성하는 의견도 나온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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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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