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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탈루냐 직접통치의 날 밝았다…중앙정부 권위 시험대로

카탈루냐 직접통치의 날 밝았다…중앙정부 권위 시험대로

입력 2017-10-30 10:41
업데이트 2017-10-30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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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독립선언 관리들 ‘불복종·총파업 행정마비’ 운운스페인, 자치수반 회유·위협…“감옥갈수도” 반역죄 30년형 겁박

스페인 정부가 주말을 지나 관공서들이 문을 여는 30일부터 독립을 선언한 카탈루냐에 대한 직접통치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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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으로부터 독립을 선포해 해임된 카탈루냐 자치정부의 카를레스 푸지데몬 수반이 지난 28일(현지시간) 지로나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스페인으로부터 독립을 선포해 해임된 카탈루냐 자치정부의 카를레스 푸지데몬 수반이 지난 28일(현지시간) 지로나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일부 지방자치 관리들이 불복종을 예고한 가운데 스페인 중앙정부의 권위가 실질적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

29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카탈루냐 자치정부와 지방정부 조직이 중앙정부의 명령에 공공연하게 불복종할 경우 중앙정부가 난감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카탈루냐는 1975년 프랑코 군사독재가 종식되고 민주주의가 회복된 지 40년 만에 처음으로 자치권을 잃었다.

지방공무원 조직과 시민들이 직접통치를 선언한 중앙정부의 명령에 복종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카탈루냐 분리독립을 이끄는 카를레스 푸지데몬 자치정부 수반은 지난 28일 “우리가 지금까지 이룬 것을 지키기 위한 최선의 길은 (카탈루냐 직접 통치의 근거로 사용된) 헌법 155조의 적용에 민주적으로 반대하는 것”이라며 스페인 정부에 굴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스페인은 중앙정부의 명령에 불복종할 경우 푸지데몬 수반과 자치정부 수뇌부에 반역죄를 적용해 체포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지만, 설령 이들이 구금되더라도 카탈루냐를 완전히 장악하기는 쉽지 않다.

카탈루냐 자치정부와 시민은 대규모 불복종 운동을 예고한 상태이며 지방공무원 상당수는 총파업을 하겠다고 결의한 만큼 이들이 실제로 총파업에 나선다면 행정이 완전히 마비될 수도 있다.

독립을 둘러싼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중앙정부의 명령을 이행하도록 공권력을 동원할 경우 사태가 악화할 수밖에 없어 스페인은 물리적 충돌을 피할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영국 가디언은 스페인 정부가 카탈루냐 자치정부 관료 150여명을 해고했지만 20여만명에 이르는 자치정부 공무원 조직을 얼마나 장악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상황에서 스페인은 일단 카탈루냐를 상대로 위협과 회유 전략을 구사하는 모양새다.

스페인은 푸지데몬 수반이 근신하지 않을 경우 오는 12월 21일 카탈루냐의회와 지방정부 구성을 위한 조기 선거 이전에 반역죄로 구속될 수 있다는 경고 카드를 꺼내드는 동시에 카탈루냐 자치권 확대를 두고 협상할 뜻이 있음을 시사했다.

알폰소 다스티스 스페인 외무장관은 이날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지금부터 12월 21일 사이에 어떤 법적 절차가 이뤄질지 알 수 없다”며 “만약 그(푸지데몬)가 그때 감옥에 있지 않다면 피선거권이 없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스페인 검찰은 푸지데몬 수반에게 30년형이 선고될 수 있는 반역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는 만큼 강력한 협박으로 풀이된다.

다스티스 장관은 조기 선거는 “법적 절차에 따라 시행되는 만큼 그 결과는 준수돼야 한다”며 카탈루냐 독립지지자들에게 선거 참여 거부를 재고하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카탈루냐의) 완전한 독립은 배제하겠지만, 자치권 확대의 경우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라며 중앙정부가 카탈루냐 자치권에 관한 새로운 합의를 위한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음을 내비쳤다.

독립을 선언하기는 했지만, 국제사회에서 독립국으로 인정받지 못한 카탈루냐 자치정부가 수세에 몰리면서 분리독립 동력도 약화하는 모양새다.

FT는 푸지데몬 수반이 스페인의 직접통치에 맞서 민주적 저항을 이어갈 것을 촉구했지만, 자신이 여전히 독립공화국의 수반임을 강조하거나 망명정부를 구성할 것이라는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조기 선거 일정을 불과 8주 뒤인 오는 12월 21일로 앞당긴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의 결정에 카탈루냐 독립지지자들이 기습을 당했다고 보고 있다.

스페인 정부의 직접통치 기간은 짧아지고 카탈루냐 자치의회와 지방정부는 선거운동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스페인의 정치 분석가 호르헤 갈린도는 카탈루냐 독립지지자들이 중앙정부의 뜻에 따라 조기 선거에 참여해 당선되는 데 집중하거나 카탈루냐 독립선언을 존중해 선거에 불참하고 권력을 완전히 잃는 두 가지 선택지 사이에서 “심각한 딜레마”에 빠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벨기에의 테오 프랑켄 이민부 장관은 지난 28일 “스페인 정부의 탄압과 거론되는 형량을 고려할 때 그(푸지데몬)가 정당한 재판을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망명을 허용할 수도 있음을 밝혔다.

이에 스페인 정부가 강하게 반발하자 샤를 미셸 벨기에 총리는 푸지데몬의 망명 요청은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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