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저임금 인상 후 첫 현상 ‘식당 음식 가격 연쇄 상승’

미국 최저임금 인상 후 첫 현상 ‘식당 음식 가격 연쇄 상승’

입력 2016-04-03 12:00
수정 2016-04-0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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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 주와 뉴욕 주가 잇달아 법정 최저 임금을 시간당 15달러(약 1만7천280원)로 인상하기로 하면서 미국 전역으로 확산 여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최저 임금을 바라보는 시각은 정파에 따라 확연히 갈린다.

민주당과 노동조합은 최저 임금 인상이 미국민의 빈부 격차를 줄이고 소득 증가율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환영했다.

이에 반해 공화당은 가업의 고용 축소와 상품 및 서비스 가격의 인상에 따른 소비자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반박했다.

어느 쪽의 전망이 들어맞을지는 앞으로 지켜봐야겠지만, 미국 일간지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2일(현지시간) 소개한 내용을 보면 부작용이 먼저 나타났다.

노동자의 최저 임금 인상분을 상쇄하고자 많은 식당 업주가 음식 가격 등을 올린 탓이다.

이 신문은 캘리포니아 주 의회의 결정에 앞서 자체적으로 먼저 시급을 올린 워싱턴 주 시애틀과 캘리포니아 주 에머리빌의 사정을 살폈다.

시애틀은 지난해 4월 최저 시급을 9.47달러에서 11달러로 올리고 수년 내 15달러까지 인상하도록 했다. 사업장의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현재 시애틀 노동자의 시간당 최저 임금은 13달러 수준이다.

캘리포니아 주 북부 버클리와 오클랜드 사이에 있는 소도시 에머리빌도 작년 7월 최저 시급을 12.25∼14.44달러로 올렸다. 2019년께 이 도시 노동자는 시간당 임금 16달러를 받는다.

워싱턴대학에서 최저임금을 연구하는 제이컵 빅도르는 “많은 사업장이 대량 해고 대신 제품의 비용을 올리는 식으로 최저임금 인상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례로 시애틀의 식당들은 최저임금 인상안이 발효된 지난해 4월 이래 음식 가격을 종전보다 7∼8%가량 올렸다.

시애틀에서 해산물 식당을 운영하는 톰 더글러스는 직원의 시급을 15달러로 올린 대신 음식 가격을 인상하면서 고객들에겐 직원에게 팁을 줄 필요가 없다는 전략을 폈다.

회사의 권유에도 팁을 놓고 가는 손님이 줄지 않자 올해 1월엔 고객들에게 편지를 보내 음식 가격의 20%를 봉사료로 아예 포함해 받겠다고 했다.

보통 손님이 남긴 팁은 그들에게 봉사한 직원에게만 따로 돌아가지만, 더글러스는 음식 가격에 팁을 합산해 전체 가격을 올리고 나서 이렇게 모은 팁을 직원에게 일률 배분해도 괜찮냐고 고객들에게 물은 것이다.

어차피 음식 가격의 20% 정도를 팁으로 남기는 데 익숙한 고객 대다수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에머리빌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크리스 힐여드도 직원들의 최저 시급을 올린 뒤 샌드위치와 커피 등의 가격을 기존보다 5∼20% 인상했다.

그러나 비용 압박을 견디지 못해 직원 2명을 정리하고, 판매할 빵도 직접 굽지 않고 바깥에서 사 오는 것으로 바꿨다.

그는 “(물가가 비싼) 오클랜드나 버클리와 비교하면 아직도 싼 편이기에 손님들이 가격 인상에 불만을 내비치지 않지만, 많은 돈을 내고 커피와 샌드위치를 먹겠다는 소비자가 그리 많지 않은 만큼 언제까지 가격만 올릴 순 없다”며 난처함을 토로했다.

같은 지역에서 음식 가격을 10% 올린 멕시칸 식당 주인 리토 살다나는 “물가 비싼 지역에 사는 우리 직원들을 보면 최저 임금 인상으로 큰 도움을 받은 것 같지도 않다”고 말했다.

많은 노동자는 최저 임금 인상으로 덩달아 오른 생활비가 월급을 아예 잠식하지 않을까 우려한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전했다.

최저 임금 인상이 미국민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바꿀 좋은 기회이나 모든 일이 항상 잘 작동되진 않는다는 데 걱정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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