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 테러> 지구촌 추모 물결…‘적황흑’ 벨기에 국기로 물든 세계

<브뤼셀 테러> 지구촌 추모 물결…‘적황흑’ 벨기에 국기로 물든 세계

입력 2016-03-23 10:24
수정 2016-03-23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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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 ‘브뤼셀 사랑해’·‘우리는 벨기에다’ 메시지로 연대 표시

‘유럽의 심장’으로 일컬어지는 벨기에 브뤼셀의 공항과 시내에서 22일(현지시간) 발생한 충격적인 동시다발 테러에 전 세계가 함께 눈물을 흘렸다.

브뤼셀 시민들이 도심 광장에 모여 희생자를 기리는 가운데 인터넷에서는 추모글이 홍수를 이뤘고 세계적인 건축물들은 벨기에 국기와 같은 ‘적황흑’ 삼색 조명을 비춰 애도에 동참했다.

테러 직후인 22일 저녁 브뤼셀 시내 곳곳에서 경찰의 삼엄한 경비가 이어지는 와중에도 시민들은 도심의 ‘부르스 광장’에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보통 이곳은 연말연시 축제나 국가대표 축구팀의 승리를 축하할 때 인파가 모이는 곳이지만 이날 시민들은 깊은 슬픔에 잠긴 채 벨기에 국기와 촛불, 꽃다발 등을 든 모습으로 나타났다.

시민들은 촛불로 하트 모양과 평화 상징 표지를 만들어 밝히며 테러 희생자들을 추모했고, 눈물을 참지 못하고 흐느끼는 이들도 많았다고 AFP통신 등은 전했다.

광장 곳곳에는 분필로 ‘사랑해 브뤼셀’, ‘브뤼셀은 영원하다’, ‘증오에 맞서자’ 같은 문구가 적혔다. 프랑스 잡지사 테러를 계기로 등장한 구호 ‘나도 샤를리다’를 본떠 ‘나도 브뤼셀이다’라고 적은 손팻말도 등장했다.

샤를 미셸 벨기에 총리와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도 광장을 찾아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룩셈부르크 출신인 융커 위원장은 “오늘 밤에는 나도 벨기에인”이라고 말했다.

현지 상황을 공유하거나 이번 테러로 숙소나 이동 수단이 필요한 이들을 돕자는 자발적인 움직임도 일었다.

브뤼셀 시민들은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서 ‘도와줄게요’, ‘브뤼셀 차 태워주기’, ‘재워줄게요’와 같은 해시태그 검색어를 이용, 테러로 오갈 데 없어진 이들 돕기에 자발적으로 나섰다.

벨기에 국내는 물론 지구촌 곳곳에서도 추모의 물결이 넘실댔다.

네티즌들은 소셜미디어에서 ‘나도 브뤼셀이다’(#JeSuisBruxells), ‘브뤼셀을 위해 기도하자’(#ParyForBrussels) 등의 검색어로 애도와 연대의 뜻을 표했다.

브뤼셀 명물 ‘오줌싸개 소년’이 테러리스트·소총에 오줌을 누는 모습을 묘사해 테러에 맞서겠다는 의지를 담은 그림, 비슷한 테러를 당한 프랑스와 벨기에의 국기 캐릭터가 함께 눈물을 흘리는 유명 만화가 만평도 온라인에서 널리 퍼져나갔다.

각국을 대표하는 유명 건축물들은 벨기에 국기와 같은 ‘적황흑’ 삼색으로 물들었다.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과 독일 베를린의 브란덴부르크문, 이탈리아 로마의 트레비 분수에는 붉은색과 황색, 검은색 조명을 비춰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미국 뉴욕의 9·11테러 자리에 새로 세워진 원 월드트레이드센터도 같은 색 조명을 밝히고 조기를 내걸기로 했다.

각국 정상의 테러 규탄 메시지도 이어졌다.

EU 28개 회원국 정상과 EU기구 수장들은 22일 공동성명을 내고 브뤼셀 테러에 대해 “우리의 열린 민주주의 사회에 대한 공격”이라며 “벨기에와 함께 연대하고 힘을 합쳐 증오와 극단주의, 테러에 결연히 맞서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공포는 끝이 없지만 테러에 맞서 싸우겠다는 의지 역시 무한하다”고 말했고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절대로 테러리스트들이 승리하도록 그냥 두지 않겠다”고 성토했다.

쿠바를 방문 중이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국적이나 인종, 종교와 관계없이 테러리즘의 재앙에 맞서 단합된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아바나에서 열린 미국 메이저리그 팀과 쿠바 국가대표팀 간의 야구 친선 경기를 관람한 오바마 대통령은 경기 시작 전 브뤼셀 테러 희생자를 묵념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최근 ‘이슬람국가’(IS) 등의 자살폭탄 테러를 여럿 겪은 터키는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도 성명을 통해 “테러리스트들은 앙카라와 이스탄불에 이어 브뤼셀을 공격해 인간과 도덕적 가치를 짓밟았다”고 성토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테러는 국가와 국민을 가리지 않고 위협한다. 이런 악마와 싸우기 위해 국제적인 협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성명을 내고 “벨기에와 유럽연합은 인권과 민주주의, 평화적인 공존을 위해 계속 헌신해 증오와 폭력에 맞서나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번 테러에 대해 “맹목적인 폭력으로 너무나 많은 희생을 빚었다”고 애통해 하면서 희생자들에게 평화와 신의 축복이 함께하기를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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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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