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 지지율의 룰라 전 대통령 ‘11% 지지율’ 좌파 정부 구하려 출마 시사

37% 지지율의 룰라 전 대통령 ‘11% 지지율’ 좌파 정부 구하려 출마 시사

오상도 기자
입력 2016-02-29 16:12
업데이트 2016-02-29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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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사진·70) 브라질 전 대통령이 2018년 대선 출마를 시사하면서 정·재계 부패 스캔들로 얼룩진 브라질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다. 브라질 역사상 가장 성공한 대통령으로, 남미 좌파의 대부를 자처해온 룰라는 최근 사법당국으로부터 부패 연루 조사를 받으면서 좌파 신화의 몰락을 이끈 장본인으로 비난받고 있다.

 28일(현지시간) 텔레수르 등 현지 언론들은 룰라가 전날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집권 노동자당(PT)의 창당 36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필요하면 2018년 대선에 나설 것”이라 선언했다고 보도했다. 중도좌파 성향의 PT가 최대 위기에 몰리면서 그동안 막후 실력자인 룰라의 재출마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하지만 룰라 스스로 출마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야당이 자신의 후계자인 지우마 호세프 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시도를 이어가는 것에 대해 “PT는 호세프 대통령이 무사히 임기를 마치도록 도와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또 자신을 둘러싸고 제기된 대선 불법자금 사용, 국영 석유회사와 은행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야권의 우파 정당과 언론이 거짓된 정보를 흘리면서 범죄자로 몰아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2003년 이후 10년 넘게 집권해온 PT는 현재 실각 위기에 몰려 있다. 양대 축인 룰라와 호세프가 부패 스캔들로 사법 당국의 조사를 받아야할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구두닦이, 선반공 출신인 룰라는 부자과세와 서민적 이미지를 앞세워 2002년과 2006년 대선에서 두 차례나 승리했다. 2010년과 2014년 대선에선 호세프 대통령의 당선과 재선을 이끌었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여의치 않다. 71%에 이르던 국민의 지지는 지난해 말 39%까지 떨어졌다. 대선 여론조사에선 득표율이 22%에 그쳐 야권 후보에게 10%포인트 이상 뒤진 상태다. 마땅한 대안이 없는 PT 내에서조차 TV홍보물에서 룰라의 모습을 빼버렸을 정도다.

반면 브라질 정가는 룰라의 뒷심에 주목하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2018년 72세가 되는 룰라의 건강만 허락한다면 대선 승리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텔레수르는 국회특별조사위원회가 이미 룰라를 무혐의 처리했다며 지지층이 서서히 결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브라질 선거법은 세 차례 연속 대통령직을 맡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나 한 차례 이상 건너뛰고 재출마하는 것은 허용한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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