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카드 꺼내든 중국…공급과잉·수출부진 타개 포석

환율카드 꺼내든 중국…공급과잉·수출부진 타개 포석

입력 2015-08-12 14:50
업데이트 2015-08-12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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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시장 위축과 수출 침체로 고심하던 중국이 끝내 위안화 평가절하 카드를 연이틀 뽑아들었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당면한 경제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다양한 통화, 재정, 증시 부양책 등을 쏟아냈지만 인위적인 환율인상만은 유일하게 동원하지 않았다. 미국과 국제 금융시장의 반발 등을 고려한 것이었다.

결국 이 카드를 꺼내든 것은 중국 경제가 그만큼 다급해졌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중국의 위안화 환율인상 배경을 거슬러 올라가면 공급 과잉 문제에 부딪힌다.

대다수 업종에서 생산·재고물량이 과잉 상태이기 때문에 이를 소진하기 위해 산업 구조조정 및 내수 진작과 함께 수출 확대에 나설 수밖에 없는 구조다.

중국 정부는 저효율 낙후 생산설비 기업들을 정비하고 산업 구조개혁을 추진하면서 내수소비 확대를 겨냥해 일자리 창출, 임금소득 인상, 관광 진흥 등의 다양한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이제 남은 과제인 수출 확대를 위해 환율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이번 위안화 절하 조치에 대해 중국 정부도 수출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라고 명시적으로 밝히고 있다.

과잉투자 및 소비 위축에 따른 내수시장의 수익성 하락을 막기 위해서도 수출 확대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중국의 수출은 올해 초부터 지속적으로 악화하고 있다. 중국 해관총서(세관)가 밝힌 지난달 중국의 수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8.9%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정부는 수출 감소의 원인을 환율 문제에서 찾았다. 지난 2011년 5월 달러화가 강세로 돌아선 이후 원화는 8.4%, 엔화는 34.9%, 유로화는 26.3% 절하됐지만 위안화는 4.5% 절상돼 수출가격 경쟁력에 문제가 생겼다는 판단이다.

글로벌시장의 수요 위축도 중국 입장에선 수출확대의 걸림돌이었다.

중국이 환율인상 카드를 꺼내든 원인인 공급과잉은 이미 2000년대 후반부터 글로벌 경제의 위기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중국 지방정부들이 2000년대 들어 보조금 지급을 통해 생산설비를 확충해온데다 국유기업과 민간기업들이 무한경쟁을 벌이듯 ‘묻지마 투자’를 해오면서 전 산업 분야에서 공급과잉 문제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특히 철강산업에서는 현재 전세계 철강의 절반가량을 생산하는 중국이 전세계 철강 공급과잉량의 약 3분의 2를 차지할 만큼 상황이 심각하다.

철강 공급과잉은 중국 내부적으로도 자동차 생산량의 증가와 타이어 재고물량 확대로 이어졌고 부동산시장 위축은 철강, 시멘트 산업의 재고 과잉을 가져오는 등 전산업 분야로 확산하고 있다.

결국 수요가 줄어든 내수시장에서 벗어나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릴 수 밖에 없게 됐다.

문제는 위안화 환율인상이 중국의 수입가격에 영향을 미쳐 다시 공급과잉을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런던 상품거래소에서 위안화 평가절하 직후 구리, 알루미늄 가격은 6년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반면 이들 산업소재의 최대 수요처인 중국의 수입가는 높아지게 된다.

캐롤라인 베인 캐피탈이코노믹스의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위안화 평가절하는 중국이 수입하는 상품의 가격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해 그 수요가 줄어들게 될 것”이라며 “위안화 평가절하는 철강 등 소재의 공급과잉 상태를 더 확대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스미토모미쓰이은행 보고서는 중국이 앞으로도 계속 위안화 약세 정책을 추진하게 될 것이라며 이는 중국 경제에는 호재로 작용하겠지만 무역 경쟁국들로선 경쟁력 약화의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공급 과잉 과정에서 자급력을 높인 중국이 중간재 수입을 줄여나가고 있는 점은 한국 경제에도 한층 큰 위협요인이 될 전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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