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지속에 일본 정부 딜레마…미국 ‘눈치보기’

엔저 지속에 일본 정부 딜레마…미국 ‘눈치보기’

입력 2015-06-05 09:45
수정 2015-06-05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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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 추세가 계속되면서 일본 정부가 ‘딜레마’에 빠졌다.

엔저가 수출기업과 성장률에 도움을 주고 있지만, 수입물가 상승으로 소비자들과 중소기업에 피해가 나타나고 달러화 강세로 고민에 빠진 미국과의 관계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일본 정부 관계자들이 환율 정책을 두고 엇갈린 발언을 내놓은 것은 이런 딜레마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주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최근 엔화의 움직임을 “지나치게 빠른”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해 엔저를 더 부추겼다.

하지만 스가 장관의 발언이 있고 나서 며칠 후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재무상은 환율 움직임이 ‘난폭하다(rough)’고 지적했다. 시장에서는 일본 정부가 엔화의 절하 속도를 불편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아소 재무상이 평소에 환율과 관련해 공개적인 발언을 않는다는 입장을 밝혀 왔던 터라 이 발언은 더 주목을 끌었다.

아소 재무상의 발언은 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과의 회동 후에 나온 것으로 아소 재무상은 환율 안정의 중요성을 양측이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하라다 유타카(原田泰) 일본은행(BOJ) 금융정책위원도 지난 수년간 일본 제조업체에 피해를 입혀온 지나친 엔화 강세가 바로잡혔다고 4일 언급했다.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BOJ 총재의 측근으로 평가되는 유타카 위원의 이런 발언은 BOJ가 단기적으로 추가 부양에 나설 필요가 없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미국 의회에서는 달러화 강세의 부정적 여파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1분기 수출이 약화해 미국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였기 때문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2개국이 참여하는 무역협정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밀어붙이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중국과 일본 등 대규모 교역 상대국의 환율 조작 우려를 들며 이를 반대하고 있다.

민주당의 센디 레빈(미시간주) 하원의원은 최근 연설에서 “일본의 환율 조작과 여타 교역 왜곡 관행으로 자동차와 다른 시장은 계속 열리지 않을 것”이라면서 엄격한 환율 규제를 주장했다.

미국 재무부는 또한 최근 의회에 제출한 미국 교역 상대국의 환율정책 보고서에서 “적절한 재정정책과 구조개혁의 도움 없이 통화정책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은 일본의 경기 회복과 디플레이션 탈출을 위험하게 만들 것이며 부정적인 파급효과를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은 그러나 아직 직접적인 시장 개입 등 엔화의 하락세를 억제할 조치는 고민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WSJ은 말했다.

구로다 BOJ 총재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의 일대일 회동에서 환율 문제를 논의하지 않았다고 지난 2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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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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