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재무부, 韓에 “외환시장 개입 중단” 압박

美재무부, 韓에 “외환시장 개입 중단” 압박

입력 2015-04-10 08:41
수정 2015-04-10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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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의도적 외환시장 개입 않는다…예외적일 때만 미세 조정”

미국 재무부가 9일(현지시간) 한국 금융당국에 외환시장 개입을 중단하라고 압박하고 나서 환율문제를 놓고 한미 간에 미묘한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미국 재무부는 이날 공개한 주요 교역국의 경제·환율 정책에 대한 반기 보고서에서 “한국 당국이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외환시장) 개입을 상당히 늘린 것 같다”면서 “(미국 재무부가) 이 사안에 관여를 강화했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한국 원화 가치는 지난 3분기 동안 달러 대비 8.8% 내려갔다.

미 재무부는 지난해 4월과 10월에도 한국 정부에 시장이 무질서한 예외적 상황에만 외환시장에 개입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특히 미 재무부는 지난해 10월 “한국 정부 외환시장에 심하게 개입했다”며 주요 20개국(G20)의 수준에 맞춰 외환 시장에 개입한 후 이를 즉시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 및 외화보유액 규모 등을 고려하면 원화 가치는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는 것이 미 재무부의 설명이다.

보고서는 또 독일과 중국, 일본, 한국 등 흑자 규모가 큰 국가들이 좀 더 균형잡힌 경제정책을 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정책 입안자들이 통화부양정책을 보완하기 위해 재정적 조치와 구조개혁 등 가능한 수단을 모두 동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환율은 시장에서 자유롭게 결정되는 것”이라며 “정부가 일정 환율 수준을 목표로 두고 의도적으로 시장에 개입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정부의 개입은) 예외적일 경우에만 지나친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미세 조정(스무딩 오퍼레이션)을 하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기재부와 한국은행은 그간 미국 재무부의 환율 보고서에 대해 공식 평가를 내놓거나 대응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이 보고서가 한국·중국 등 교역국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미국 행정부가 의회에 보고하기 위한 용도인 데다가 정치적 목적이 담겨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미국 수출 기업들의 이익을 의회가 일정 부분 대변해 줘야 하는 만큼 교역국 환율과 관련해 중립적인 보고서가 나올 수 없다는 것이다.

미국 재무부는 이번 보고서에서 특정 국가를 환율조작국으로 지목하지는 않았으나 중국 위안화가 현저하게 저평가됐다는 입장은 고수했다.

이어 중국에 “시장이 환율 결정에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게 허용하고 외환시장 개입을 계속 줄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위안화 가치는 지난해 달러 대비 2.4% 떨어졌다.

강달러 현상 지속에 미국 경기가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다른 나라에 대한 미국의 압박이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지수는 지난해 6월부터 지난달까지 9개월 동안 25% 올랐다.

최근 미국 3월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하게 나온 것은 달러 강세에 따른 수출업체의 부진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은 “미국 경제가 수출에 과도하게 노출돼 있지는 않지만 많은 대기업과 영향력이 있는 기업들은 다르다”며 “강달러가 기업의 투자 심리를 훼손해 미국 경제의 둔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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