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재무부 또 ‘원화 값 올려라’ 압박…배경은

미 재무부 또 ‘원화 값 올려라’ 압박…배경은

입력 2015-04-10 13:46
수정 2015-04-10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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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한국정부 외환시장 개입 비난…유럽·일본엔 침묵

미국 재무부가 한국의 외환시장 개입을 강도 높게 비난하고 나서 두 나라 외환 당국 사이에 긴장의 파고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이런 공세는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 폭이 매년 늘어나는 등 양국간 무역 불균형이 심화됐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원화 절상을 압박해 무역 불균형을 줄여보려는 포석이 담긴 셈이다.

미국 재무부는 9일(현지시간) 공개한 주요 교역국의 경제·환율정책에 대한 반기 보고서에서 “한국 외환 당국이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시장 개입을 상당히 늘린 것 같다”며 개입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미 재무부는 이번에 처음으로 한국 외환당국이 시장 개입을 어느 정도로 했는지 추정해 만든 그래프까지 보고서 안에 넣었다.

미 재무부는 매년 두 차례 보고서를 내 무역 상대국의 경제·환율정책을 평가하는데, 환율과 관련한 압박은 대부분 중국·한국 등 대미(對美) 수출을 많이 하는 나라에 집중된다.

이번 보고서에선 특정 국가를 환율 조작국으로 지목하지 않았으나 중국 위안화가 현저하게 저평가됐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미국 기업 입장에선 달러화가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여야 가격경쟁력이 좋아져 수출시장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미국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지난해 한국의 대미 수출은 전년보다 13.3% 증가했다. 올 들어서는 미국 경기 호조와 원화 약세가 겹쳐 미국 수출이 작년 동기 대비로 1월 15.2%, 2월 7.4%, 3월 17.0% 늘었다.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 규모도 2012년 152억 달러에서 2013년 206억 달러, 2014년 250억 달러로 급증세다.

미 재부부는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3%를 차지한다면서 이에 따라 원화 절상을 막으려는 한국 정부의 개입이 있었다고 보고서에 언급했다.

경상수지 흑자가 늘어나면 그만큼 국내에 들어오는 외화자금이 풍부해져 원화가 강세를 보이게 된다.

재무부는 지난해 10월 발표한 반기 보고서에서도 “한국 외환 당국이 5월부터 7월까지 외환시장에 심하게(heavily) 개입했다”며 부정적인 의견을 표출했었다.

환율과 관련한 미국의 비판 수위가 높아지고 있음에도 공식 대응하지 않는다는 게 우리 외환당국의 기본적 입장이다.

문제의 보고서는 미 행정부가 의회에 보고하기 위한 용도이기 때문에 정치적 목적이 담겨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미국 수출 기업들의 이익을 의회가 일정 부분 대변해 줘야 하는 만큼 교역국 환율과 관련해 중립적 보고서가 나올 수 없다는 것이다.

외환 당국의 한 관계자는 “환율은 시장에서 자유롭게 결정되는 것”이라며 “당국이 일정 환율 수준을 목표로 두고 의도적으로 시장에 개입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정부의 개입은 예외적일 경우에만 지나친 변동성을 줄이려고 미세 조정(스무딩 오퍼레이션)을 하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당국자도 “이번 보고서에서 미국 재무부가 만든 그래프는 말 그대로 추정”이라면서 “하루에 100억 달러가 움직이는 국내 외환시장의 환율 흐름은 당국의 개입으로 뒤집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국 재무부는 이번에도 한국과 중국이 외환시장에 개입한다고 비난했지만 일본이나 유럽의 움직임에 대해선 침묵했다. 엔화·유로화 약세는 용인한다는 뜻이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대미 흑자가 큰 중국과 한국이 매번 보고서의 타깃이 된다”며 “미국처럼 양적완화를 한 일본이나 유럽에 대해선 비판하지 않는 등 결국 선진국의 이해를 대변하는 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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