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법 “피임 보험적용 의무화 위헌”…오바마 또 타격

美대법 “피임 보험적용 의무화 위헌”…오바마 또 타격

입력 2014-07-01 00:00
수정 2014-07-01 0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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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4 판단으로 “기업주, 종교적인 이유로 피임 보험적용 안해도 돼”

미국 대법원은 30일(현지시간) 영리기업의 기업주가 종교적인 신념을 이유로 피임 등을 직원 건강보험 적용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다고 결정했다.

건강보험 개혁법(ACA), 이른바 오바마케어를 통해 피임, 불임수술 등 임신 조절에 드는 비용까지 보험 적용 대상에 포함했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핵심 쟁점에서 위헌 결정이 내려짐으로써 큰 타격을 입게 됐다.

미국 대법원은 이날 찬성 5명, 반대 4명의 판결로 고용주가 종교적인 이유를 들어 직원의 피임을 보험 적용 대상에서 배제할 수 있다고 결정했다.

정부가 기업 고용주에게 이를 강요하는 것은 헌법이 규정한 종교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2010년 3월 서명한 오바마케어는 고용주나 기업이 건강보험을 통해 직원의 피임, 불임 등을 위한 의료비를 보장하도록 규정해 가톨릭 등 종교계와 종교적 기반의 기업들로부터 반발을 샀다.

이에 따라 오바마 정부는 주요 가톨릭계 병원 및 대학 등은 의무화 대상에서 제외했으나 피임에 근본적으로 반대하는 가톨릭 단체와 일부 영리기업들은 아예 피임의 보험 의무화 적용 정책 폐지를 요구해왔다.

관련 소송을 제기한 회사는 1만5천명의 직원을 두고 41개주에서 600여개의 매장을 운영하는 수공예품 판매 체인 하비로비사 등이다.

데이비드 그린 하비로비 창업자는 “기업주가 자기 신념을 어기는 것과 법을 어기는 것 가운데 선택해야만 하는 상황은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DC 항소법원은 지난해 11월초 이 조항이 미국 헌법에 보장된 종교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판결했고, 오바마 행정부는 이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다.

이날 대법원 결정은 대법관들의 이념 성향에 따라 정확하게 갈렸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과 새무얼 앨리토, 앤서니 케네디, 앤토닌 스칼리아, 클래런스 토머스 대법관 등 보수 진영의 대법관이 모두 기업의 편을 들었다.

미국 대법원이 1993년 제정된 종교자유회복법(RFRA)이라는 연방법에 근거해 영리기업의 손을 들어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앨리토 대법관은 다수의견문에서 “기업의 종교권을 보호하는 것은 기업을 소유하거나 운영하는 기업주의 종교적 자유를 보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결정은 피임 조항에만 적용되며 예방접종이나 수혈 등 다른 항목은 무관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해 6월 개인의 의무 가입 조항 등 오바마케어 전반에 대해 찬성 5명, 반대 4명의 판단으로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당시에는 로버츠 대법원장이 오바마 대통령 쪽에 섰었다.

진보 성향의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소니아 소토마요르, 스티븐 브레이어, 엘리나 케이건 대법관은 이날 모두 반대표를 행사했다.

긴즈버그 대법관은 소수의견문에서 “대법원이 위험천만하게 지뢰 지대에 발을 들여놓는 게 아닌가 우려된다”고 썼다.

이번 대법원 결정은 미국 전역에서 진행 중인 50여건의 유사한 소송에도 모두 적용되기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에게는 큰 정치적 타격을 입힐 것으로 보인다.

진보 성향의 소토마요르 대법관조차 지난 1월 오바마케어 시행을 몇 시간 앞두고 가톨릭계 봉사단체인 경로수녀회 등 일부 종교단체에 대해 이 조항의 한시적 적용 유예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오바마 행정부를 당혹스럽게 한 바 있다.

미국 대법원은 지난주에는 대통령이 의회 휴회 기간에 상원의 인준을 받지 않고 고위 공직자를 임명하는 이른바 ‘휴회 중 임명’(recess appointment) 제도에 제동을 걸어 오바마 대통령에게 정치적 상처를 입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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