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 좋지만…버냉키 잦은 발언에 시장 “더 헷갈려”

소통 좋지만…버냉키 잦은 발언에 시장 “더 헷갈려”

입력 2013-07-11 00:00
수정 2013-07-11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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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냉키 의장이 소통 강화 노력에 대해 자평한 부분 추가.>>버냉키 “투명성 제고 내 업적 될 것” 자평…후임자 태도 주목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의장은 2006년 2월 취임한 이후 고질적인 연준의 ‘비밀주의’를 타파하기 위한 여러 대책을 내놨다.

대표적 조치가 2011년 4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부터 시작한 기자회견이다. 1914년 연준 출범 이후 의장이 기자들 앞에서 회의 결과를 직접 설명한 것은 처음이었다.

이전까지는 연준이 달랑 한 장짜리 성명을 내놓는 것으로 정책금리의 조정 여부를 발표하고 통화정책 방향을 제시해 ‘비밀의 사원’(secret temple)으로 불렸었다.

정책 측면에서도 2%라는 장기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제시하고, 통화정책 변화를 실업률과 물가상승률에 연계함으로써 객관적 평가를 가능하게 한 것도 투명성 제고를 위한 일환이었다.

이런 행보는 전임자였던 앨런 그린스펀 전 의장이 철저하게 무미건조하고 치밀하게 계산된 발언을 내놨던 것과 대비되면서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그린스펀 전 의장이 과거 의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한 의원이 “무슨 얘기인지 잘 알겠다”고 하자 “내 얘기를 이해했다면 내가 말을 잘못 한 것”이라고 말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그러나 버냉키 의장이 시도하는 시장과의 소통 강화는 오히려 시장의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그는 지난달 FOMC 회의 직후 “우리 예상대로라면 FOMC는 올해 안에 자산매입 규모 축소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혀 세계 금융시장을 요동치게 했다.

그러나 10일(현지시간) 공개된 회의록에는 당시 위원들의 의견이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전문가들은 버냉키 의장을 비롯한 연준 이사들의 발언이 지나치게 잦은데다 시장의 다양한 해석과 과잉반응이 상당한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HSBC의 스티븐 킹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버냉키 의장 등은 투명성을 추구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중앙은행은 불확실성의 영역에 있다”고 지적했다.

도이치은행의 조셉 라보그나 이코노미스트도 “투명성은 이론적으로는 바람직하지만 실제로는 부정적인 결과로 나타난다. 시장은 똑똑하지만 참을성이 없어서 연준이 여지를 남겨둔 발언을 내놔도 직설적으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즉, 버냉키 의장의 발언이 의도와는 무관하게 잘못 해석되면서 시장은 엉뚱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이를 복구하는 데 엄청난 노력이 투입돼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이런 노력이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세계적인 자산운용업체인 블랙록의 릭 리더 애널리스트는 “투명성 측면에서 보면 버냉키 의장은 10점 만점에 9.5점”이라면서 “시장이 원하는 것은 연준 내부의 절차를 파악하는 능력”이라고 말했다.

당사자인 버냉키 의장은 임기를 마감하는 시점에서 자신의 소통을 통한 연준 정책의 투명성 제고 노력이 ‘업적’(legacy)이 될 것이라고 자평했다.

그는 이날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연준에 합류했을 때부터 소통과 투명성에 큰 관심을 두고 있었다. 내 업적은 다른 사람들이 평가하겠지만, 연준은 이 영역에서 크게 약진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06년 임기 4년의 의장직에 오른 뒤 2010년 오바마 대통령에 의해 재임명됐으며 현 임기는 내년 1월 끝난다.

시장은 후임으로 거론되는 티머시 가이트너 및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 재닛 옐런 연준 부의장, 러저 퍼거슨 전 연준 부의장 등이 연준 수장이 됐을 때 어떤 태도를 보일지도 주목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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