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美 G20 도청’ 폭로 여파…대상국들 “해명하라”

‘英美 G20 도청’ 폭로 여파…대상국들 “해명하라”

입력 2013-06-18 00:00
업데이트 2013-06-18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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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英부대사 소환 항의…러·남아공, 우려 표명캐머런 영국 총리 “보안·정보 사안 언급 않겠다”

영국과 미국이 2009년 주요 20개국(G20) 회의 대표단을 상대로 전화 도청과 이메일 정보 해킹을 했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터키와 남아프리카공화국, 러시아 등 해당국 정부는 거세게 반발하며 명백한 해명을 요구했다.

터키는 17일(현지시간) 도청 의혹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는 의미로 앙카라 주재 영국 부대사를 소환, 강력한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

터키 외무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우방국의 이 같은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며 “관련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양국 관계에 수치스러운 일(scandal)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영국 당국이 이 문제와 관련해 만족할만한 수준의 공식 해명을 해주기를 바란다”고 요구했다.

러시아는 당시 G20 정상회담에 참석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 대통령을 미국 정보당국이 도청하려 했다는 의혹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북아일랜드에서 열리는 주요 8개국(G8) 정상회담에 참가한 러시아 대표단 관계자는 도청 의혹에 대해 “국가로서 자국 정보를 보호하려고 노력하는 입장에서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알렉세이 푸슈코프 러시아 국가두마(하원) 국제문제위원회 위원장은 자신의 트위터에 “미국과 영국이 메드베데프 전 대통령의 전화를 도청하다니 이는 추문이다”라며 “미국은 이를 부인하고 있지만 믿을 수 없다”라고 적었다.

연방회의(상원) 국제문제위원회 소속의 이고르 모로조프 의원도 러시아 RIA 노보스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런 상황에서 양국 관계를 재정립하겠다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말을 어떻게 믿겠는가”라며 “이번 의혹은 양국 관계를 위태롭게 했다”고 말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영국 정부의 단호하고 투명한 조치를 주문했다.

남아공 외무부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도청 의혹) 보도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아직 받아보지 못했지만 사생활과 기본권에 대한 침해는 원칙적으로 규탄한다”고 항의했다.

이어 “우리는 영국과 호의적이고 단단한 관계에 있다”면서도 “영국 정부가 이 문제를 전면적으로 조사하고 과실을 저지른 이가 있으면 강력하고 눈에 보이는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영국 감청기관 ‘정보통신본부’(GCHQ)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도청 의혹에 대한 언급을 피했다.

G8 정상회담에 참석 중인 캐머런 총리는 “안보나 정보 문제와 관련해서는 말하지 않겠다”며 “어떤 정부도 이전에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GCHQ 역시 이와 관련한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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