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아시아 진출은 6만~5만5천년 전”<英연구진>

“인류 아시아 진출은 6만~5만5천년 전”<英연구진>

입력 2013-06-12 00:00
수정 2013-06-12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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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학·DNA 자료로 ‘토바 화산 폭발 이전’설 반박

현생인류가 아시아에 정착한 시기는 언제이며 어떤 경로를 통해 아프리카로부터 이동했는지, 두 가지 의문에 답을 내놓는 최신 연구가 나왔다고 사이언스 데일리와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이 11일 보도했다.

영국 과학자들은 고고학 및 유전자 증거를 토대로 아프리카를 떠난 현생인류가 아시아의 관문인 인도에 도착한 시기가 수마트라 섬의 토바 화산이 분출한 약 7만4천년 전 이후임을 입증했다고 미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인류가 인도 아대륙에 도착한 시기는 인류 역사상 최악의 화산 폭발로 꼽히는 토바 화산 대폭발 후에도 한참이 지난 6만~5만5천년 전으로 밝혀졌다.

연구를 이끈 허더스필드 대학의 마틴 리처즈 교수는 지난 2005년 사이언스지에 실린 연구 보고서에서 미토콘드리아 DNA 증거를 이용, 현생인류가 ‘아프리카의 뿔’ 지역을 떠나 아라비아를 거치는 ‘남방 해안 루트’를 따라 약 6만년 전 아시아 지역으로 흩어졌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2007년 사이언스지에 발표된 다른 고고학자들의 연구는 토바 화산재보다 밑의 지층에서 발견된 석기를 근거로 현생인류의 아시아 도착 시기를 12만년 전으로 추정했다. 이는 현생인류가 유럽이나 근동 지역에 정착한 것보다도 훨씬 더 전이다.

한 학자는 이들 석기가 당시 아프리카에서 인류가 사용하던 것과 비슷하다면서 이는 토바 화산이 폭발하기 전에 이미 인류가 이곳에 살고 있었음을 말해 주는 것이라고 주장했고 심지어 13만년 전 이곳에 현생인류가 살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러나 리처즈 교수팀은 인도 아대륙 각지의 주민 817명으로부터 미토콘드리아 DNA를 채취해 분석한 뒤 이를 동아시아와 근동 및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인들의 기존 DNA 표본과 대조해 이전 연구를 보강하는 새로운 대규모의 자료를 제시했다.

새로운 증거에 따르면 현생인류는 서부 해안 루트를 따라 6만~5만5천년 전에 인도 아대륙에 도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우선 인도 해안지대에 정착한 뒤 강을 따라 아대륙 내부로 퍼져 나간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한편 케임브리지 대학 연구진은 이 지역의 석기 등 고고학 증거들을 분석해 인도 타지역 및 아프리카의 것과 비교했으며 그 결과 토바 화산 분출 이전의 석기들이 같은 시기 아프리카의 것과 비슷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들은 “석기의 존재로 미뤄 볼 때 토바 화산 폭발 이전에도 인도에 사람이 살고 있었던 것은 맞지만 이들은 아마도 네안데르탈인 아니면 다른 원시 인류 집단이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연구진은 또 7만년 전 이후 아프리카와 인도의 석기 뿐 아니라 구슬, 오목새김 등에서도 나타나는 유사성은 연대가 약간 늦은 인도의 유물들이 아프리카로부터 유래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에든버러 대학의 인구 유전학자 짐 윌슨 교수는 “고고학과 미토콘드리아 DNA 증거라는 두 가지 증거를 제시함으로써 인류가 아프리카를 떠나 이동한 시기가 약 6만년 전임을 보여준 설득력 있는 연구”라고 논평했다.

그는 “아프리카로부터 동아시아, 동남아시아, 호주와 아메리카로 이어지는 인류의 이동 경로에 남아시아가 있다는 점에서 이는 인류 전체의 역사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단서”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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