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테러 드러나는 속살…조하르 일단 기소

보스턴테러 드러나는 속살…조하르 일단 기소

입력 2013-04-23 00:00
업데이트 2013-04-23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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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수사당국 “종교적 동기·자생적 테러”에 무게

미국 연방 수사당국이 22일(현지시간) 조하르 차르나예프(19)를 대량살상 및 재산손괴 혐의로 기소하면서 지난 일주일 동안 전세계를 뒤흔든 보스턴 마라톤 테러사건이 일단락됐다.

수사당국은 추가 조사를 하고 있지만, 일단은 체첸 출신의 차르나예프 형제가 ‘극단적 이슬람주의’라는 종교적인 신념을 바탕으로 저지른 단독 범행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 극단적 이슬람주의 신봉…범행 동기된 듯

이날까지 들어온 외신들을 종합해 보면, 수사당국은 차르나예프 형제가 종교적인 동기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민 부적응자로서 미국 사회에 대한 증오심을 키우다가 극단적 이슬람주의에 빠져 폭탄을 터트렸다는 것이다.

타메를란은 자신의 웹사이트에 급진 이슬람주의 관련 자료를 게재하고, “미국인 친구가 없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또 유튜브 계정에는 이슬람 지하드(성전) 지도자의 영상을 올렸다가 삭제한 흔적도 발견됐다.

수사당국은 타메를란이 어떤 경로에서인지 갑자기 이슬람 극단주의에 빠져들었고, 이후 동생인 조하르를 세뇌시켰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내부정보를 바탕으로 “타메를란이 2010년 이후 갑자기 변했다”며 미국 정부에 수사를 요청하기도 했다.

◇ 독자적 범행에 무게…배후세력 연계 확인 안 돼

수사당국은 이번 사건을 차르나예프 형제가 저지른 독자적 범행으로 보고 있다. 미국 시민인 이들 형제가 저지른 ‘자생적 테러’란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 관리는 “이번 사건이 이슬람 테러 집단과 연계된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고, 조하르 역시 수사관들에게 “형이 공격의 주동자이며 국제 테러 단체가 배후에 있지 않다”고 진술했다.

수사당국은 특히 총격전을 벌일 당시 이들 형제가 총기와 탄약, 폭탄을 소지하고 있던 점에 근거해 추가 테러를 계획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형제는 범행 직후 벤츠 차량을 훔쳐 도주하는 과정에서 인질로 잡은 차량 주인에게 “뉴욕으로 가려고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 ‘무너진 아메리칸 드림’…미국 문화에 적대감

체첸 출신의 타메를란 가족은 차별을 피해 미국으로 건너갔다.

그러나 이들 가족에게 미국은 ‘기회의 땅’이 아니라 ‘시련의 땅’이었다.

타메를란 부모는 이혼했고, 타메를란의 아버지는 미국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채 러시아로 돌아갔다. 어머니는 백화점에서 1천600 달러(179만만원 상당)의 드레스를 훔치려다 붙잡히기도 했다.

타메를란 역시 지난 2006년 대학 입시에서 떨어진 이후 미국 사회의 ‘이방인’으로서 주변부를 맴돌았다.

그러는 사이 그의 마음에는 미국 사회에 대한 강력한 적대감이 싹텄다. 무엇보다 그가 심취한 이슬람 근본주의는 적대감을 부채질했다.

타메를란은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의 회교 사원에서 성직자가 “무슬림도 미국의 독립기념일과 추수감사절을 축하해야 한다”고 말하자 “위선자다”, “신앙을 더럽히고 있다”고 소리지르다 쫓겨나기도 했다.

타메를란은 삶의 유일한 낙인 복싱까지 그만두고 종교적인 신념에 반한다며 술과 담배도 끊었으며, 가족들에게 이슬람 근본주의를 강요하기도 했다.

◇ 남은 의혹은

가장 큰 의문점은 실제로 배후가 없었는지 여부다.

수사당국은 이들 형제의 독자 범행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지만, 타메를란이 지난해 초 러시아에 방문했을 때 체첸에도 들렀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타메를란이 체첸 등의 테러조직에 대한 정보를 얻고, 러시아 방문 과정에서 해당 조직을 찾아가 테러훈련을 받았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별도로 지난 2011년 발생한 살인사건과 타메를란이 연관됐는지 밝히는 것도 풀어야 할 숙제다

당시 보스턴 외곽인 월덤에서 3명이 목이 잘린 채 살해된 사건이 발생했는데, 타메를란은 피해자 가운데 한 명인 브렌던 메스와 함께 복싱 연습을 한 사이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1년여에 걸친 수사에도 살인자가 누구인지 단서가 나오지 않아 현재까지도 미제 사건으로 남아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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