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정치인 대물림은 일종의 브랜드 효과”

“아시아 정치인 대물림은 일종의 브랜드 효과”

입력 2012-12-21 00:00
수정 2012-12-21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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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처럼 혁명 경험 없어 족벌지배에 눈길…전 세계적 현상이기도”

유명 정치 지도자의 가족이 다시 유력 정치인으로 뜨는 현상은 세계 어디서나 볼 수 있지만 유독 아시아에서 두드러진다.

일본의 다음번 총리인 아베 신조(安倍晋三)는 1941년 미국과의 전쟁을 시작할 때 내각의 일원이던 기시 노부스케(岸信介) 전 총리의 외손자였고,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공산당 총서기는 혁명 원로 시중쉰(習仲勳)의 아들이다.

인도와 태국을 비롯해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미얀마, 말레이시아, 싱가포르에서도 유력 정치인의 자녀나 배우자가 같은 길을 가고 있고, 우리나라 역시 서방의 시각에서는 같은 범주에 포함된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20일(현지시간) 이를 일종의 브랜드 효과로 풀이했다.

많은 아시아 국가가 식민 지배에서 벗어난 지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독립 영웅의 자녀나 손자녀는 아직 선대의 후광을 입을 수 있다는 게 이런 풀이의 근거다.

이는 미국에서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의 후손이 정치와 전혀 무관한 분야에서 일하다 은퇴한 것과 대조적이다.

하지만 미국에서도 조지 부시 부자가 대통령을 역임했고 케네디 가문은 고위 정치지도자 여러 명을 배출했다.

미국 럿거스대 인류학과의 로빈 폭스 교수는 포린폴리시와의 인터뷰에서 정치적 족벌주의가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전 세계적으로 공통된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아시아 각국이 “서구에서 있었던 것과 유사한 개개의 혁명(individual revolution) 을 경험하지 않았기 때문에” 족벌 지배라는 일종의 초기 통치구조에 눈을 돌리는 경우가 많았다는 견해를 보였다.

포린폴리시는 최근 아시아에서 정치인의 대물림 현상이 공통적으로 나타났지만 이는 보편적인 성격을 갖고 있으며, 부침이 심한 민주주의 사회에서 사람들이 브랜드 상품을 고르는 것과 비슷한 환상을 선호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결론지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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