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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폭동 사흘째…남ㆍ동부까지 확산

런던 폭동 사흘째…남ㆍ동부까지 확산

입력 2011-08-09 00:00
업데이트 2011-08-09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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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이틀간 215명 체포해 25명 기소

런던 북부 토트넘에서 6일 밤 시작된 청년들의 폭동이 8일 런던 전 지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런던 시내 곳곳에서 차량 방화와 상가 약탈행위가 버젓이 자행되고 있으나 경찰력이 제대로 미치지 않아 사흘째 무법천지의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

◇ 런던 북부에서 동부, 남부까지 방화ㆍ약탈 = 런던 곳곳에서 6~7일 이틀밤에 걸쳐 청년들의 폭동과 약탈 행위가 이어진 가운데 8일 대낮에도 곳곳에서 경찰과 청년들이 충돌했다..

8일 오후 4시20분(현지시간) 런던 동부의 흑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해크니 메어스트리트에서 진압 경찰과 청년들 사이에 대치상태가 벌어졌다.

경찰은 이날 길가에서 불심검문을 벌였고 이에 반발해 수십여명의 청년들이 몰려들면서 충돌이 일어났다.

청년들은 경찰 차량과 버스를 향해 각목과 쇠파이프를 휘두르고 쓰레기통, 의자 등을 집어 던졌고 경찰 차량과 길가에 주차된 차량 및 쓰레기통 등에 불을 질렀다.

일부 청년들은 상점의 창문을 부수고 집기와 물품을 끌어냈다.

또한 런던 동부 그리니치 인근 레위샴 지역에서는 폭도들의 방화로 상가 건물이 완전히 전소했고 거리 곳곳에서 차량 방화도 잇따랐다.

인근 페컴지역에서도 청년들이 돌아다니며 건물 및 차량에 불을 질러 곳곳에서 시커먼 연기와 함께 불길이 솟아올랐다.

진압 경찰은 주로 도로를 차단한 채 경찰견을 동원해 해산작전에 나섰으나 청년들은 좁은 도로를 돌아다니며 폭력 행위를 지속했다.

또한 잉글랜드 중부지역인 버밍엄 도심 상가에도 이날 돌이 날아들고 상점 물품이 털리는 등 폭력 양상이 나타났다.

◇ 런던 북부는 주말 내내 무법천지 = 앞서 6일 밤과 7일 밤에도 런던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방화와 약탈 행위가 잇따랐다.

6일밤 런던 북부 토트넘에서는 경찰의 총격 사건에 대한 항의 시위가 폭동으로 번지면서 경찰 차량과 이층 버스, 상가 등이 불에 타고 상점에 대한 약탈 행위가 발생했다.

7일밤에도 런던 북부 엔필드와 월섬스토, 월섬 포리스트, 이슬링턴과 런던 남부 브릭스톤 지역에서 경찰 차량에 대한 투석 공격과 상점에 대한 약탈이 이어졌다.

월섬 포리스트 지역에서는 차량이 경찰을 치고 달아나 경찰관 3명이 다쳤으며, 30~40명의 젊은이들이 몰려다니며 상가 출입문이나 창문 등을 부수고 물건을 꺼내가는 장면이 목격됐다.

쇼핑 상점들이 몰려있는 런던 한복판 옥스퍼드서커스에서도 7일밤 50여명의 젊은이들이 몰려다니며 상점 유리창에 돌을 던졌다.

경찰은 6~7일 이틀간 최저 11살짜리 소년부터 40대 중반까지 모두 215명을 체포해 25명을 기소했다. 이번 시위로 경찰관 35명이 부상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 경찰 총격 항의 시위가 발단 = 이번 폭동은 4명의 자녀를 둔 마크 더건(29.남)이 지난 4일 토트넘에서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진 것이 발단이 됐다.

아직 정확한 사건 경위는 드러나지 않고 있지만 경찰은 더건이 탑승한 택시를 세웠고 4발 이상의 총탄이 발사됐다.

더건은 현장에서 숨졌고 경찰도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뒤 퇴원했다.

경찰 무전기에 더건이 쏜 총탄이 박힌 채 발견됐다는 보도가 있으나 더건은 총을 쏘지 않았다는 보도도 있는 등 사건 경위를 둘러싸고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지역 주민들은 경찰의 과잉 대응으로 더건이 숨졌다는 주장을 펴고 있으나 경찰은 사망자가 발생한데 대해 유감을 나타낸뒤 사건 경위를 정밀 조사중이다.

폭력시위가 최초 발생한 토트넘 지역과 해크니, 브릭스톤 등의 지역은 낙후된 지역으로 저소득층이 몰려 사는 곳이다.

우범지대인데다 인종간 대립과 경찰에 대한 반감이 커 언제든지 폭력시위 발생 가능성이 있는 곳으로 꼽혀왔다.

토트넘 지역에서는 1985년 10월에도 한 흑인 여성이 경찰의 자택 압수수색 과정에서 심장마비로 숨지고 토트넘 경찰서 앞에서 흑인들의 대규모 항의 시위가 벌어지면서 대규모 폭동이 발생한 바 있다.

당시 진압 경찰 1명이 브로드워터 농장에서 온몸에 처참한 상처를 입고 숨진채 발견됐으며 경찰 58명과 지역주민 24명이 부상해 런던에서 발생한 최악의 폭동으로 기록돼 있다.

◇ 경찰ㆍ정부 속수무책 = 6일밤 토트넘의 평화적 시위가 폭력적 양상으로 변할 당시 시위대는 500명으로 불어났지만 출동한 경찰은 100명에 불과해 시위대의 과격 행동을 차단하지 못해 사건을 키웠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경찰은 상황이 급격히 악화될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해명하고 있으나 휴가철인데다 주말이라 근무하는 경찰이 적었기 때문에 제때 대처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상황이 사흘째 이어지면서 테레사 메이 내무장관은 8일 휴가를 중단하고 업무에 복귀해 경찰 간부들과 대책을 논의했으며 보리스 존슨 런던시장도 9일 낮 휴가지에서 돌아올 예정이라고 런던시가 발표했다.

이탈리아에서 휴가중인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대변인 성명을 통해 “폭력과 약탈을 자행한 사람들은 그에 상응하는 결과를 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토트넘 지역구 의원인 노동당의 데이비드 라미는 “폭력 시위가 난무했던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면서 “일부 시위대에 의해 상가와 가정집이 피해를 입는 수치스런 일이 벌어졌다”면서 자제를 촉구했다.

또한 각 지역사회들도 폭력 행위의 최대 피해자는 지역 주민들이라면서 과격행동을 자제해줄 것을 호소하고 나섰다.

경찰은 무정부주의자들이나 거처가 일정하지 않은 청년, 범죄조직원들이 돌아다니면서 무분별한 폭력행위를 일삼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경찰은 현장에서 확보한 폐쇄회로 TV 화면을 공개하는 한편 부모들에게 10대 자녀들과 접촉해 귀가시킬 것을 당부했다.

현지 언론들은 정부의 긴축정책과 실업률 상승 등으로 살기 힘들어진 젊은이들의 불만이 과격한 행동으로 표출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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