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가, 디폴트 ‘벼랑 싸움’

美정가, 디폴트 ‘벼랑 싸움’

입력 2011-07-25 00:00
수정 2011-07-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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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너, 오바마 세수 증대 전화 요청 이례적 묵살



지난 21일(현지시간) 저녁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공화당 소속 존 베이너 하원의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두 사람이 의견을 좁힌 ‘8000억 달러 세수 증대’ 안에 대해 민주당 의원들이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오바마는 세수를 4000억 달러 더 올리면 어떻겠느냐고 베이너에게 전화로 ‘아쉬운 소리’를 하려던 참이었다.

그런데 베이너는 ‘부재중’이었고 오바마는 “전화 좀 달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하지만 대통령은 그날 베이너의 전화를 받지 못했다. 다음 날 아침에도 하원의장의 전화는 오지 않았다. 오바마는 체면을 무릅쓰고 22일 낮 다시 전화를 걸었지만 베이너는 여전히 ‘부재중’이었다. 이후 세 차례나 더 대통령은 전화를 걸었고 마침내 오후 5시 30분에 베이너가 회신할 것이라는 응답을 베이너 보좌진으로부터 겨우 들었다. 대통령이 애타게 전화를 걸던 시간 베이너는 의회에서 기자들과 잡담하고 있었다.

23일 의회 소식통들이 전한 ‘협상 비화’에 따르면 오바마는 베이너의 전화가 없자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생각에 일이 잘되는 줄 알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 시간 베이너는 이미 기자들에게 협상을 거부하겠다는 얘기를 뱉고 있었다. 오후 5시 30분 전화한 베이너에게 오바마는 4000억 증대를 제안했지만 베이너는 협상 탈퇴를 선언했다. 화가 난 오바마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공화당이 왜 뛰쳐나갔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전화를 걸었지만 회신을 받지 못했다.”고 씩씩거렸다. 반면 베이너도 기자회견을 열어 “대통령이 이제 와서 골대(타협안)를 옮겼다.”고 맞받았다. 소식통은 “베이너가 당내 강경파의 시선을 의식해 대통령에게 거칠게 나가는 것 같다.”고 전했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대통령의 전화를 24시간이나 ‘묵살’한 것은 전례를 찾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22일 베이너가 의회에서 기자들과 잡담하고 있을 때 한 기자가 “악몽과 같은 날을 겪은 기억이 있느냐.”고 물었다. 베이너는 잠시 생각하더니 2008년 부실자산 구제 프로그램(TARP)이 하원에서 부결돼 주가가 800포인트나 폭락한 기억을 떠올렸다. 다음 달 2일까지 오바마와의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악몽의 날’은 재현될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는 꼬집었다. 악몽을 우려해서일까. 베이너는 23일 오바마가 제의한 백악관 협상에는 응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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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mbnail - 김길영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대표의원 “일하는 의회, 정책으로 승부할 것”

carlos@seoul.co.kr
2011-07-25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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