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세프, ‘게릴라’서 ‘국민아줌마’로

호세프, ‘게릴라’서 ‘국민아줌마’로

입력 2010-11-01 00:00
수정 2010-11-01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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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현지시간) 치러진 브라질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에서 제40대 대통령에 당선된 집권 노동자당(PT)의 지우마 호세프(62)는 과거 ‘철의 여인’으로 불렸던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에 견줘 ‘브라질의 대처’라는 별명을 갖고있다.

 군사독재정권 시절의 ‘게릴라’ 출신인 호세프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권한을 가진 여성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넓은 국토 면적(851만㎢)과 인구(2억명 육박)를 가진 브라질이 엄청난 자원부국이라는 조건 속에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호세프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나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 못지않은 여성 지도자로 주목받을 가능성이 높다.

 대선 출마 이전까지 브라질 사회에서 ‘강한 여성상’의 대명사가 돼온 호세프는 유세 과정에서 과감한 친(親) 서민 행보로 변신을 꾀했다.

 그는 선거 기간 머리 스타일부터 복장,행동에 이르기까지 다정다감한 이웃집 아줌마 같은 모습으로 유권자들에게 다가서 ‘통치하는 대통령’이 아닌 ‘보살피는 대통령’이 되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이런 전략은 그녀를 ‘브라질의 어머니’로 각인시키기에 충분했다.

 지난 2002년 대선에서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이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을 흉내 낸 덥수룩한 수염을 짧게 다듬고 작업복 대신 고급 정장을 입은 채 환한 미소로 연단에 올라 과격 이미지를 희석했다면,호세프는 ‘아줌마 전략’으로 표심을 사로잡은 것이다.

 호세프는 1947년 12월 14일 브라질 남동부 미나스 제라이스 주의 주도(州都)인 벨로 오리존테에서 불가리아계 이민자 후손 가정의 1남 2녀 중 둘째로 태어났으며,10년 전 이혼한 뒤 외동딸과 함께 지내왔다.

 군사독재정권(1964~1985년) 시절 반(反) 정부 무장투쟁 조직에서 활동했고,1970년 군사정권 당국에 체포돼 3년간 수감생활을 하며 고문을 당하는 등 고초를 겪기도 했다.

 1977년 브라질 최남부 리우 그란데 도 술 주의 주도인 포르토 알레그레 시 소재 연방대학 경제학과를 졸업했으며,상파울주 주 캄피나스 대학(Unicamp)에서 경제통화론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0년 포르토 알레그레 시에서 민주노동당(PDT) 창당에 참여하면서 정치에 입문했으며,1986년부터 2002년까지 포르토 알레그레 시정부와 리우 그란데 도 술 주정부에서 재무국장과 에너지부 장관 등을 지냈다.

 2001년 PT에 입당해 당시 국민적 영웅으로 떠오른 룰라와 인연을 맺은 호세프는 2003년 1월 룰라 대통령 정부 출범과 함께 연방정부 에너지부 장관에 임명됐으며,2005년 6월에는 우리나라의 국무총리에 해당하는 수석장관에 기용돼 5년 가까이 재직하다 대선 출마를 위해 올해 3월 31일 사임했다.

 에너지 장관과 수석장관을 거치면서 브라질 정부의 주요 개발 프로젝트를 효율적으로 추진하는 등 업무 처리 능력 인정받았으며,이 때부터 룰라 대통령 정부의 정책을 이어갈 재목으로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암의 일종인 림프종 진단을 받아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완치된 뒤 룰라 대통령과 함께 전국을 누비며 유권자들에게 얼굴을 알려 “능력에 비해 지명도가 낮다”는 약점을 극복했으며,올해 2월 PT 전당대회에서 대선후보로 공식 추대됐다.

 호세프는 이번 대선 이전까지 선거 출마 경험은 물론 PT에서 당직을 맡은 경험도 없다.그러나 퇴임을 앞둔 현재 지지율 80%를 넘는 높은 인기에 강력한 카리스마를 갖춘 룰라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원이 호세프의 대선 승리를 가져온 가장 큰 원동력이 됐다.

 호세프는 지난 3일 대선 1차 투표에서 당선이 확정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제1 야당인 브라질 사회민주당(PSDB) 조제 세하 후보의 선전과 낙태의 제한적인 허용을 지지한 발언이 가톨릭계의 반발을 사면서 득표율 46.91%에 그치는 바람에 승부를 결선투표로 미룰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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