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美·유럽 갈라놓기 외교?

中, 美·유럽 갈라놓기 외교?

입력 2010-10-07 00:00
수정 2010-10-07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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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견제하고 유럽엔 다가서고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유럽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2일 시작된 원 총리의 대(對)유럽 외교 행보는 9일까지 계속된다. 원 총리는 첫 방문국 그리스에서 그리스 국채 매입, 유로화 안정 지지, 대규모 구매단 파견 등의 약속을 잇따라 내놓으며 적극적으로 유럽의 가려운 곳을 파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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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켈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회담을 위해 예정에 없었지만 5일 밤(현지시간) 전격적으로 독일 방문도 단행했다. 제8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가 열린 벨기에 브뤼셀에서 전용기와 헬기를 번갈아 타며 베를린 북쪽의 메세버그 영빈관으로 날아가는 복잡한 방문길이었다. 홍콩의 문회보 등은 역사상 보기 드문 ‘격식파괴’ 행보라고 평가했다.

이탈리아에 이어 마지막으로 방문할 터키와는 이미 합동군사훈련까지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말 중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인 터키와 비밀리에 공군 합동훈련을 실시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이 6일 보도했다.

중국은 왜 유럽에 이처럼 공을 들이는 것일까.

일단은 당장의 현안인 위안화 절상 등과 관련, 미국과 유럽의 연합전선을 깨는 데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중국을 상대로 위안화 절상 연합작전을 펴기 위해 벼르고 있다.

원 총리도 이번 유럽방문에서 위안화 환율을 집중 방어하고 있다. 지난 주말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무역 불균형 문제를 정치쟁점화해서는 안 된다.”며 미 의회의 환율관련법 제정 움직임을 비판한 그는 ASEM 개막연설을 통해 “주요 결제통화의 환율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한다.”며 위안화 절상을 거부했다.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회의) 의장인 장클로드 융커 룩셈부르크 총리, EU집행위 경제통화담당 올리 렌 집행위원, 유럽중앙은행 장클로드 트리셰 총재 등 유로존 ‘3두마차’의 위안화 절상 요구에 대해서도 유럽제품 수입확대 등을 약속하며 “위안화 환율 문제를 객관적으로 공정하게 지켜봐 달라.”고 주문했다.

중국의 유럽 공략은 장기적으로 미국이 의도하고 있는 G4(미국·중국·일본·유럽) 체제로의 개편과도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유럽을 끌어들이지 않고는 미국에 대적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싱가포르국립대의 정융녠(鄭永年) 동아시아연구소 소장은 최근 “미국은 효율성이 떨어지는 G20 체제보다는 주요 7개국(G7)에서 중요하지 않은 국가를 배제하고, 중국을 받아들여 G4 체제로의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것이 G2 간 갈등의 배경이라고 분석해 눈길을 끌었다. 유럽을 둘러싼 중국과 미국의 세력 다툼, 미국과 유럽을 갈라놓으려는 중국의 시도가 계속될 수 있다는 얘기다.

중국이 사상 처음으로 나토 성원인 터키와 군사훈련을 실시한 것도 그런 맥락에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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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2010-10-07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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