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30일 대선… 메르켈 시험대에

獨 30일 대선… 메르켈 시험대에

입력 2010-06-30 00:00
수정 2010-06-30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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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평가’ 성격… 여론조사 野후보 앞서

‘유럽연합(EU) 수호의 투사’를 자임해온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시험대에 오른다. 30일(현지시간) 독일 연방의회가 실시하는 대통령 선출 표결이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중도우파 연립정부에 대한 ‘중간평가’로 간주되고 있기 때문이다. 표결 결과에 따라 메르켈 총리의 조기퇴진이나 연정이 붕괴할 가능성도 있다.

이번 독일 의회의 대통령 선거에는 기민당·기사당 연합과 자민당의 집권 연정이 지지하는 크리스 티안 불프(50) 니더작센주 총리와 야당인 사민당과 녹색당이 지지하는 요아힘 가우크(70) 전 슈타지 문서관리청장, 좌파당의 루크 요힘젠(74) 후보가 출마했다.

당초 연방 하원의원 및 같은 수의 16개 주의회 대표 등 총 1244명으로 구성된 대통령 선출기구 ‘연방 총회’ 대의원 구성상으로는 불프 후보의 손쉬운 승리가 예상됐다. 집권 연정은 과반수(623석)를 훌쩍 넘는 644명의 대의원을 확보하고 있지만 사민당과 녹색당은 462명, 좌파당은 124명에 불과하다.

그러나 외신들은 연정 소속 대의원들의 ‘반란’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연정 지도부에 불만을 가진 기민당, 기사당, 자민당 대의원 중 일부가 가우크 지지를 천명하고 나서는 등 조짐이 심상치 않다는 것이다. 작센주 대의원으로 선정된 3명의 자민당 대표는 “가우크에 투표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고, 일부 기민당 의원들은 가우크의 유세를 따라다니고 있다. 독일 대통령 선출은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2차 투표를 하고, 여기서도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3차 투표에서 최다득표자를 대통령으로 선출하는 방식이다. 로이터는 “3차투표까지 갈 경우 좌파당의 표가 가우크로 쏠릴 가능성이 높다.”면서 “설사 불프가 당선되더라도 연정이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론도 연정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가우크 후보는 59.8%의 지지를 얻어 29%인 불프를 멀찌감치 따돌리고 있다. 특히 독일 국민 48%는 “불프 후보가 낙선되면 연정은 퇴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선거결과에 따라 연정과 메르켈 총리의 입지가 극도로 불안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로이터는 “독일 국민들은 실권은 없지만 나라를 상징하는 대통령이 높은 도덕성을 가져야 하며, 이런 이유로 메르켈의 측근인 불프보다는 청렴한 이미지를 가진 가우크를 보다 적합한 인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편 사민당의 토마스 오퍼만 원내의장은 dpa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가우크 후보의 당선 가능성은 아직까지 제한적”이라며 “가우크가 인기를 끈 것만으로도 큰 정치적 성공”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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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2010-06-3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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