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비상 캘리포니아주는

재정비상 캘리포니아주는

입력 2009-11-24 12:00
수정 2009-11-24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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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립대 등록금 32% 인상 재산세 못 올려 증세 어려워

미국 재정적자로 인한 갈등과 혼란을 잘 보여주는 곳은 캘리포니아 주다.

주 정부는 지난 7월 재정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2008회계연도에 260억달러(약 30조원) 규모의 적자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주 의회는 교육·복지 부문에서 155억달러를 삭감해서 2009회계연도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그 결과 교사 3만여명이 해고됐다. 이는 수업 부실화로 이어졌다.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평의회(UCBR)가 지난 19일(현지시간) 내년 등록금을 32%나 올리기로 하면서 학생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인상안이 확정될 경우 현재 7788달러인 연간 등록금이 내년 1월 8373달러, 8월 1만 302달러로 오른다. 시사주간지 타임에 따르면 UC버클리의 경우 전기를 아끼기 위해 시험기간 중 도서관 24시간 개방제도를 없애고 토요일마다 도서관 문을 닫는다.

급증하는 재정적자와 이로 인한 복지·교육여건 악화에도 불구하고 캘리포니아에선 증세를 하기가 힘들다는 구조적인 문제가 존재한다. ‘주민발의 13호’ 때문이다. 1978년 6월 통과된 주민발의 13호는 캘리포니아에서 기본법적 효력을 갖는다.

주민발의 13호 제1조 a항은 “부동산 재산세 최대치는 해당 부동산 현재가격의 1%를 초과해서는 안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 매년 재산세 인상률이 2%를 넘을 수 없도록 했으며 향후 주 정부가 세금을 인상시키고자 할 때는 주 의회의 3분의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주택가격이 아무리 올라도 재산세는 크게 늘지 않는다. 가령 10만달러 주택이 10년 뒤 50만달러가 되어도 세금은 20%만 오를 뿐이다. 주택가격의 상승에 견줘볼 때 재산세는 사실상 줄어드는 셈이다. 미국 주정부의 교육재정은 재산세에서 나오기 때문에 주민발의 13호의 규정은 공교육 재정을 위협한다.

여기에 1980년대 이후 전력을 민영화하면서 주정부가 전력회사에 주는 보조금이 천문학적 액수로 늘어났다. 이로 인한 재정위기 때문에 민주당 소속 주지사가 탄핵당하고 아널드 슈워제네거 현 주지사가 당선됐지만 근본 해결책은 마련하지 못하고 미봉책에 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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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2009-11-24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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