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270명의 목숨을 앗아간 스코틀랜드 남부 로커비 마을 상공에서의 뉴욕행 팬암기 폭발 사건, 이른바 로커비 테러범 석방을 둘러싼 미국과 영국, 리비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시작으로 미국은 연일 석방을 비판하고 있으며 영국은 리비아와의 거래설을 해명하느라 진땀을 빼고 있다.
당시 사건을 담당했던 로버트 뮬러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테러범 압둘 바셋 알리 알 메그라히(57)를 석방한 스코틀랜드 법무장관에게 보낸 항의 서한에서 “이번 석방은 법을 조롱한 것”이라며 강력 비난했다고 CNN 등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알 메그라히는 팬암 항공기 폭파 혐의로 8년간 스코틀랜드 교소에서 복역했으나 말기 암환자라는 이유로 지난 20일 리비아로 송환됐다. 당일 리비아 트리폴리 공항에는 수천명이 모여 국기를 흔들고 꽃을 뿌리며 그를 영웅 대접했고 이는 희생자 유족들의 분노를 샀다.
석방 당일 “이 같은 결정은 실수라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던 오바마 대통령은 다음날인 21일 이 같은 귀국 광경에 대해 “대단히 불쾌하다(highly objectionable).”고 목소리를 높였다.
영국은 리비아 정부의 ‘거래설’을 잠재우기 위해 바쁘다. 석방 당일 리비아 국가원수 무아마르 카다피의 아들 사이프 알 이슬람 카다피가 “영국과의 석유, 가스 상업화 논의에서 알 메그라히는 언제나 협상 테이블에 올랐다.”고 주장했다.
이에 영국 외무부는 “양국 사이에는 어떤 거래도 없었다.”고 일축했다. 이어 피터 만델슨 영국 사업부 장관도 기자들과 만나 “양국 거래설은 잘못됐을 뿐만 아니라 그럴듯한 얘깃거리도 되지 못한다.”고 항변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2009-08-24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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