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의회 수당내역 반쪽 공개… 민감한 부분 감춰 반발 더 커
주택수당을 부당 청구해 물의를 일으킨 영국 의회가 18일(현지시간) 수당 청구 내역을 의회 웹사이트에 공개했다. 하지만 상당수 정보가 비공개로 처리되면서 오히려 아니한 만 못한 공개가 돼 버렸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 등은 이날 “정보의 자유가 검은 잉크 속에 빠져버렸다.”며 전면적인 공개를 촉구했다.의회가 웹사이트에 공개한 청구내역과 영수증은 하원 의원 646명의 정보가 알파벳 순으로 정리돼 있으며 전체 분량이 약 120만쪽에 이른다. 엄청난 분량의 자료지만 정작 지출 내역 상당수가 검게 표시돼 알아볼 수 없게 공개됐다.
특히 논란이 됐던 내용이 의도적으로 삭제됐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이미 상환한 모기지 비용 1만 6000파운드(약 3318만원)를 청구한 것이 드러난 엘리엇 몰리 전 환경장관의 ‘유령 모기지’ 청구 내역을 비롯해 유아용 튜브 구입 등 상식 밖의 지출로 물의를 빚은 내역 같은 민감한 정보가 대부분 공개되지 않았다. 보안상의 이유로 주소 정도가 공개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검은 잉크로 뒤덮인 자료에서는 이름과 지역구, 지출 총액 정도만 확인할 수 있을 뿐이다.
정치권은 공개가 ‘반쪽짜리’로 이뤄진 이유를 묻는 등 책임 추궁에 나섰다. 빈스 케이블 자유민주당 부대표는 “이런 식으로 공개하면 분노가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성토했다. 세비스캔들을 주도적으로 보도한 텔레그래프는 수백장의 정보가 공표 이전에 삭제됐다며 19일 신문 웹사이트를 통해 이들 정보를 폭로하겠다고 보도해 정치권을 또다시 긴장시키고 있다.
이날 공개된 자료에는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사실도 드러났다.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는 사퇴 이틀 전에 지붕 수리 비용으로 7000파운드를 청구해 임기가 끝나기 직전에 세비로 집을 수리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2009-06-2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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