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을 혼돈으로 몰아넣은 반정부 시위가 14일 수습 국면으로 돌아섰다. 이틀에 걸친 진압군과 시위대의 충돌로 2명이 숨지고 123명이 다치자 시위대는 인명피해가 커질 것을 우려, 자진 해산했다고 AP가 보도했다. 아피싯 웨차치와 태국 총리는 이날 “진압작전이 거의 완료됐지만 시위대의 위협은 끝나지 않았다.”며 “안전이 보장될 때까지는 비상사태를 해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총성과 피로 얼룩졌던 신년연휴도 16~17일 이틀 더 연장하기로 했다.
태국 법원은 이날 오후 해외에 망명 중인 탁신 친나왓 전 총리 등 시위 주도자 14명에 대해 불법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영장에 따르면 탁신은 사회 불안정을 야기하고 대중에게 위법을 조장한 혐의로 최대 징역 7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
20일째 이어졌던 정부청사 농성도 마무리됐다. 현지방송 PBS와 더 네이션에 따르면 탁신 전 총리 지지단체인 ‘독재저항 민주주의 연합전선’(UDD)측 지도자 자투폰 프롬판은 이날 오전 “많은 형제들이 죽거나 다쳤다. 더 큰 참사를 피하기 위해 시위를 끝내기로 했다.”며 시위자들에게 봉쇄를 풀고 집으로 돌아갈 것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마지막 일전을 벼르던 시위대 2000여명이 농성장을 빠져 나갔다. 그러나 지도부는 “잠시 흩어지지만 다시 싸울 것”이라며 항전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이들은 로이터통신에 15일까지 이어지는 태국의 설날인 송크란데이 이후 다음 행보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산 직후 경찰에 출두한 시위 주도자 5명 중 3명은 경찰에 입건됐다.
사상자 발생에 유감을 표시한 아피싯 총리는 탁신 전 총리와의 협상 가능성에 대해선 분명히 선을 그었다. 그는 “선거 폭력 가능성이 있어 당분간 의회를 해산할 계획이 없다.”고 밝히면서도,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시위대에 합류한 이들의 우려는 알아 들었다.”며 조기 총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진 않았다. 주요 경제기관들은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신용평가기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이날 현지 통화등급을 A에서 A-로 낮춘 것도 이 때문이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