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러시아, 북방 4개섬 분쟁 재연

日·러시아, 북방 4개섬 분쟁 재연

입력 2009-01-30 00:00
수정 2009-01-30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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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출입국카드 요구에 日 반발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과 러시아 사이의 북방 4개섬(러시아명 쿠릴열도)을 둘러싼 갈등이 다시 불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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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단은 지난 27일 북방 4개섬 입국 때 출입국 카드의 작성 문제에서 비롯됐다. 양국은 지난 1991년 4월 미하일 고르바초프 러시아 대통령의 제안에 따라 1992년 4월부터 북방 4개섬의 무비자 입국을 허용했다. 때문에 일본인들은 여권이나 비자 대신 일본 외무상이 발행한 신분증과 행선지 등을 명기한 서류만 소지하면 들어갈 수 있었다.

또 일본은 인도적 지원사업으로 1998년부터 해마다 한차례에 걸쳐 의약품 등 1280만엔(약 1억 9000만원)어치의 물자를 북방 4개섬에 제공해 오고 있다.

러시아 측은 지난 27일 지원물자를 싣고 북방 4개섬 중 한 곳인 구나시리에 도착한 선박에 탑승한 일본 외무성 직원 2명과 시민단체 회원 5명에게 출입국 카드의 작성을 요구했다. 앞서 러시아는 23일 “2006년 국내법 개정으로 출입국 카드 제출이 필요하다.”고 일본 측에 통보했던 터다.

일본측은 28일 “합의한 무비자 입국 방침의 위반”이라며 강력하게 반발, 작성을 거부했다. 나아가 외무성측은 구나시리의 현지에서 대기 중이던 직원을 비롯, 선박 탑승자들에게 귀국령을 내렸다. 2008년도의 인도적 지원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주일 러시아대사관에 유감의 뜻도 전달했다.

일본의 강한 대응은 출입국 카드를 작성할 경우, 북방 4개섬이 러시아 영토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게다가 러시아 측이 북방 4개섬에 대한 지배를 강화하려는 의도가 짙게 깔려 있다는 관측도 작용했다. 이에 따라 아소 다로 총리가 다음달 러시아에서 가질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북방 4개섬의 영유권 및 무비자 문제가 주요 의제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일본은 일본령으로 삼아온 북방 4개섬을 1945년 패망과 함께 옛 소련(현 러시아)에 빼앗긴 뒤 지속적으로 “고유의 영토”라며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hkpark@seoul.co.kr
2009-01-3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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