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후보경선] 흑인표 결집+‘오사모’ 바람+우직한 발품

[美 대선 후보경선] 흑인표 결집+‘오사모’ 바람+우직한 발품

이도운 기자
입력 2008-02-14 00:00
수정 2008-0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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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연전연승 왜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이달 들어 파죽지세의 승리를 거듭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중요한 이유는 오바마 의원이 제시한 ‘변화’라는 단순하고 분명한 선거 구호가 미국인의 마음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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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3년 이후 계속된 이라크 전에 대한 피로감과 최근의 경제 침체 때문에 “뭔가 바뀌어야 한다.”는 미국인들의 인식에 오바마의 구호가 꼭 맞아떨어졌다고 선거전문가들은 설명했다. 그 때문에 오바마는 민주당 지지자가 아닌 무소속 유권자, 심지어는 일부 공화당원들로부터도 지지를 받고 있다. 많은 유권자들은 변화라는 구호에는 동감하면서도 오바마가 실제로 변화를 가져올 능력이 있을까에 대한 의구심을 가져왔다. 그러나 오바마가 ‘슈퍼 화요일’의 고비를 넘기며 힐러리 클린턴 의원과 당당히 맞서는 모습을 보이자 유권자들도 그에 대한 확신감을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

두번째 요인은 오바마가 그동안 정치에 무관심했던 젊은층을 선거판으로 끌어들이는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미 전역에서 대학생들과 투표에 한번도 참여하지 않았던 젊은층이 오바마를 찍기 위해 투표장으로 몰려 나오면서 올해 각 지역의 민주당 경선에서는 사상 최고 투표율 경신 기록이 이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오바마를 지지하는 젊은 유권자들은 대거 오바마 캠프의 자원봉사자로 나섰다. 오바마의 젊은 운동원들은 경쟁자인 힐러리 캠프의 ‘노회한’ 선거운동원에 비해 경험은 부족했지만 열정에서 훨씬 앞섰으며, 시간이 지나며 열정의 파급효과가 커지고 있다.

오바마가 흑인 유권자들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것도 중요한 승리의 요인이다. 오바마의 본격적인 상승세가 시작된 것은 지난달 8일 뉴햄프셔 주 경선을 전후해 클린턴 캠프에서 ‘인종 논쟁’을 촉발시킨 이후다. 그 결과 지난달 26일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서 열린 경선 이후 흑인 유권자들은 80∼90%의 몰표를 오바마에게 던졌다. 오바마 의원은 처음으로 당선 가능성을 가진 흑인 후보다. 흑인 몰표가 나왔지만 대부분의 미국 언론들은 특별한 문제점을 제기하지 않았다. 이같은 상황을 촉발한 것은 오바마가 아니라 힐러리 캠프였기 때문이다.

또 다른 요인은 힐러리 캠프의 선거 전략이 잘못됐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힐러리 캠프는 당초 슈퍼 화요일에 오바마를 누르고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 때문에 슈퍼 화요일 이후 2월에 열리는 10개 지역의 경선에 대해서는 사실상 대비를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 결과가 12일 현재까지 8대0이라는 처참한 스코어로 나타났으며, 선거운동 책임자들의 사퇴로 이어진 것이다. 반면 오바마 캠프는 힐러리 캠프가 적극적인 선거운동을 펼치지 않는 작은 주에까지 전력을 기울였다.

dawn@seoul.co.kr
2008-02-14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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