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유럽의회 의사당에서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피맺힌 증언이 절절히 이어졌다. 사상 처음으로 유럽의회에서 일본군 위안부 청문회가 열렸다.
한국의 길원옥(79), 네덜란드의 엘렌 판 더 플뢰그(84), 필리핀의 메넨 카스티요(78) 등 세 명의 할머니들은 일제의 만행을 생생하게 고발했다. 이들은 아직도 공식 사과를 안 하고 있는 일본에 유럽 여러 나라들이 압력을 가해달라고 호소했다. 길 할머니는 “열세살 때 고향인 평양에서 돈벌고 기술을 가르쳐 준다기에 철없이 부모에게 알리지 않고 따라갔다.”면서 “막상 가보니 공장이 아니라 다다미 한장 깔린 조그만 방이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곧 군인들이 차례로 들이닥쳐 몹쓸짓을 했고, 울고 소리지른다고 때렸다. 몹쓸 성병을 얻었다는 기막힌 이유로 집에 돌아올 수 있게 됐다.”고 증언했다.
할머니는 이어 “병에서 회복되자 다시 어떤 사람이 와서 기차에 실어 어디론가 데려갔고, 이번엔 조금 더 컸다고 연속해서 군인들을 들여보냈다.”면서 “열여섯살 때 다시 성병에 걸려 일본군 의사가 자궁을 들어냈을 때 속으로 ‘죽었구나’라고 느꼈다.”고 털어놨다. 할머니는 끝으로 “그 아픔과 괴로움은 듣는 것만도 힘들 것이다. 몸이 성한 곳이 없다. 배 수술만 네번을 했다.”면서 “(일본이) 한마디 사과하는 말이 없으니까 여러분 힘을 빌려 죽기 전 소원을 풀어볼까 하고 아픈 몸을 이끌고 여기까지 왔다. 많이 도와달라.”고 흐느꼈다.
엘렌 판 더 플뢰그 할머니는 “열일곱살 때 인도네시아에서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갔다. 당시 얻은 성병은 일본군이 패배한 후 네덜란드로 돌아와서야 고쳤다.”면서 “이후 62년이나 지났지만 일본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항상 거짓말을 하고 진실을 외면하고 있다.”고 분개했다.
열세살 때 일본군에게 끌려가 위안부 생활을 했다는 메넨 카스티요 할머니는 “도움을 요청하러 여기에 왔다.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와 법적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우리 모두 늙고 죽어가고 있다. 가난하게 살고 있고 먹을 것도 부족하다.”며 도움을 호소했다.
이날 청문회는 국제앰네스티의 주선으로 위안부 피해자들이 유럽 국가를 방문해 위안부 문제의 진실을 이야기하는 ‘스피킹 투어’의 일정 중 하나로 이뤄졌다. 오는 25일 국제 여성폭력 근절의 날에 앞서 런던, 베를린 방문도 예정돼 있다.
이날 청문회엔 유럽의회 의원들과 의회관계자, 인권단체 회원, 언론인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한편 교도통신은 7일 일본 사이타마현이 히가시마쓰야마시 평화자료관 내 ‘쇼와(昭和)사 연표’ 가운데 ‘종군위안부’란 표현에서 ‘종군’부분을 삭제하고 ‘위안부’로 바꾼 채 8일부터 공개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김성수 이재연기자 sskim@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