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산불 남부유럽 확산

그리스 산불 남부유럽 확산

구동회 기자
입력 2007-08-29 00:00
수정 2007-08-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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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악의 그리스 산불이 인접 국가인 불가리아와 알바니아로까지 확산되는 가운데 화재의 여파가 그리스 정가와 경제계를 강타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은 28일 사태 발생 닷새째를 맞는 그리스 산불이 진정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외신들은 불길이 강한 바람을 타고 에르보스를 비롯한 북부 지방에서 국경을 넘어 불가리아와 알바니아 남부지방의 숲으로 번져 남부 유럽 전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태 악화시킨 정부에 여론 악화

초기 진압 과정에서 늑장 대응을 하고 그동안 산불에 대해 비교적 관대한 정책을 벌여왔던 그리스 정부는 여론과 정치권의 강력한 역풍을 맞고 있다.

BBC는 28일 아테네시에서 수백명의 성난 군중이 거리로 뛰쳐나와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시위에 참가한 스트라토스 파라디아스 그리스 농장 연합 대표는 기업들이 조직적으로 산불방화에 개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업들이 손바닥만한 땅을 얻기 위해 오랜 시간 정성을 들여 가꾸어온 숲을 태운다는 것은 난센스”라고 말했다. 야당인 그리스 사회당 대표 게오르게 파판드레우는 “이번 사태는 정부의 무능함을 여실히 보여준다.”면서 “9월로 다가온 총선에서 이번 화재를 정치 쟁점화해 정부를 심판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리스, 관광산업에 직격탄

경제적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번 산불로 그리스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20%를 차지하는 관광 산업이 직접 타격을 받으면서 관광업체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또한 보험금 지급의 급증에 대한 우려로 보험주들도 일제히 하한가를 쳤다. 화재가 진압된 후에도 문화재와 관광지 복구에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 산불로 인한 그리스 관광산업의 침체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한편 EU는 이번 산불을 계기로 회원국들의 재해 발생에 보다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재난대응팀을 창설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스타브로스 디마스 EU 집행위원장은 “그리스 산불과 같은 재앙적 재해는 유럽 회원국들의 지원을 받아야만 제압될 수 있다.”면서 “미래에 발생한 재앙에 보다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메커니즘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여신의 산이 화재 진원지

그리스 정부는 이번 사건을 개발을 목적으로 한 방화로 규정하고 방화 용의자들에게 100만유로(약 12억 5000만원)를 현상금으로 걸었다. 검찰은 한 발짝 더 나가 방화범들을 테러범으로 간주해 반테러법으로 처벌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현재까지 7명의 방화범이 기소된 가운데 32명의 용의자를 검거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이번 산불의 진원지가 고대 그리스인들의 여신 아르테미스가 살고 있다고 믿었던 타이게토스산이라고 밝혀졌다. 타이게토스산은 반도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높이가 2407m에 이른다. 산불은 이 곳을 중심으로 펠로폰네소스반도 서쪽에 자리잡은 산맥을 따라 빠른 속도로 번진 것으로 알려졌다.

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2007-08-29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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