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문제 군사 억지력·외교로 해결”

“북핵문제 군사 억지력·외교로 해결”

이도운 기자
입력 2006-12-07 00:00
수정 2006-1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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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이도운특파원|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 지명자가 5일(현지시간) 상원 국방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만장일치로 인준을 받았다. 게이츠 지명자는 금명간 실시될 상원 전체회의 표결에서도 인준이 확실시된다.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으로부터 자리를 물려받게 될 게이츠 지명자는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한반도와 이라크 정책 등에 대한 구상을 비교적 소상하게 밝혔다.

“외교가 가장 좋은 길”

게이츠 지명자는 청문회에서 한·미동맹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며, 북한 핵 문제에 대해서도 외교적 해결을 강조했다. 그는 현재의 한·미동맹이 “강력하고 활력 있다.”고 평가하고 주한미군 재배치, 전시작전권 이양 등 양국간의 군사 현안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게이츠 지명자는 주한미군 감축 및 재배치에 대해 “냉전시대의 미군 배치 구조를 변화한 안보 현실에 맞도록 바꾸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전시작전권 이양문제와 관련,“미국과 한국이 이양 시기의 범위에 관해 합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한국 국방장관과 계속 협력해 이 절차를 마무리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게이츠 지명자는 북한 핵 문제와 관련,“북한의 핵무기와 기술, 핵물질 확산 가능성은 미국과 동맹국, 지역, 국제사회에 중요한 안보적 도전”이라고 심각성을 강조하면서도 군사적 억지력과 외교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1994년 1차 북핵 위기 당시 북핵 시설 공격을 주장한 적이 있으나, 이날 청문회에서는 “외교가 가장 좋은 길이라고 믿고 있다.”고 명확하게 말했다. 게이츠 지명자는 북한의 미사일을 억지하기 위한 미사일방어체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비록 초기에는 실전능력이 제한된 것이라 하더라도 미사일 방어가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게 낫다.”고 말했다.

한반도 정책에 대한 그의 발언은 우리측에서 볼 때 특별한 ‘무리’가 없었다고 관계자들은 평가했다. 이에 따라 최근의 한·미동맹 상황에 대해 다소 냉소적이고, 북한에 대해서도 강경책을 주장해 왔던 럼즈펠드 전 장관 시절과 비교할 때 한국측으로서는 다소 한숨을 돌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에서 승리 못하고 있다.”

게이츠 지명자는 청문회에서 “미국이 이라크 전쟁에서 승리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이라크 정책과 관련한 모든 대안들에 대해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라크 사태가 향후 1∼2년 내에 안정되지 않으면 “지역적 재앙으로 번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이 기간 내에 이라크를 안정시킬 수 있는 특단의 조치와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게이츠 지명자는 이라크전 초기부터 병력을 너무 적게 투입했다고 군사 전략적인 문제점을 지적했다. 또 이란에 대한 군사공격은 ‘최후의 수단’이 아니라며 반대하고, 시리아에 대해서는 어떠한 공격도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이란을 공격할 경우 이란은 걸프만 봉쇄로 대응해 석유 수출을 막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하고, 중동과 유럽뿐만 아니라 미국 내에서도 “테러의 물꼬가 터질” 가능성도 지적했다. 게이츠 지명자는 또 시리아에 대한 군사공격이 중동에서 엄청난 반미 감정을 촉발하는 등 미국에 예상치 못한 값비싼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이란 및 시리아와 대화 채널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청문회에서 줄곧 진지한 답변 태도를 보여 공화 및 민주당 의원들로부터 능력과 성품에 대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한편, 토니 스노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이 이라크전에서 승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이츠 지명자의 발언에 대해 “내가 아는 한 부시 대통령은 미국이 실제로 이라크에서 승리하고 있다는 기존 입장을 철회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dawn@seoul.co.kr

2006-12-07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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